부산 119상황실 소방관이 말없이 끊긴 신고 전화를 무시하지 않고 추적해 의식을 잃은 시민 생명을 구했다.
18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8시 34분 119상황실에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이 전화는 두 차례나 아무 말 없이 끊어졌다. 전화를 받은 서종한 소방교는 전화를 다시 걸어봤지만 응답이 없었다. 서 소방교는 신고자에게 '긴급 상황인 경우 반드시 119로 재신고 해달라'는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2분 뒤인 오후 8시 36분 세 번째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서 소방교는 이 통화에서 희미하게 호흡곤란으로 추정되는 소리를 들었고, 즉시 비상 체제로 전환했다. GPS 위치를 기반으로 구급차와 펌프차를 출동 지령하고, 경찰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그러나 GPS 오차에다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이어서 정확한 주소 파악이 어려웠다. 현장에서는 출동 대원들이 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수색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서 소방교가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문 두드리는 소리를 포착해 신고자 위치를 알아냈다.
소방대원들이 서 소방교가 특정한 집 문을 개방해 들어가 보니, 80대 남성 A씨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A씨는 식은땀과 고열 증상이 있었고,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진 상태였다.
구급대원들이 곧바로 응급처치를 시행한 뒤 A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패혈증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이번 구조는 희미한 위험 신호도 놓치지 않는 세심함과 GPS를 활용한 신속한 출동 지령, 경찰과의 긴밀한 협조, 현장 대원의 체계적 수색과 과감한 강제 개방 결정 등 단계마다 전문성과 팀워크가 유기적으로 발휘된 결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