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온난화가 더욱 심화되면서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 증가세가 확인됐으며, 이 같은 현상은 미래에 더 강하고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우리나라 기후위기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 및 영향과 적응 등 연구 결과를 정리해 18일 공동 발간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에서 이같이 지적됐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10',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14',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이어 네 번째로 발간됐다.
보고서에는 △기후위기 과학적 근거(기상청, 제1실무그룹) △기후위기 영향 및 적응(환경부, 제2실무그룹) 관련 연구가 담겼으며, 각 분야 전문가 총 112명(과학적 근거 63명, 기후위기 영향 및 적응 49명)이 참여했다.
지난 2020~2024년 발표된 한반도 관련 국내외 논문과 각종 보고서 총 2천여 편(과학적 근거 1222편, 기후위기 영향 및 적응 790편)을 분석·평가해 한국 기후위기 연구 동향과 전망을 집대성한 것이다.
보고서는 올해 하반기에수립 예정인 '제4차 국가 기후위기 대응(적응)대책(2026~2030)' 등 수립에 활용될 전망이다.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발간 예정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7차 평가보고서에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기후위기를 기술하는 데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폭염 발생 빈도 4배 이상 증가 가능성…年80일 폭염 전망도
제1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관측된 이산화탄소 농도는 안면도 430.7ppm, 고산 429.0ppm, 울릉도 428.0ppm으로 세 지역 모두 전 지구 평균 농도보다 약 5.2-7.9ppm 높았다. 한반도 농도 증가율도 3.4ppm으로 최근 10년(2014-2023) 연평균 증가율 2.4ppm에 비해 높았다.
또 2024년과 2023년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각각 14.5℃, 13.7℃로 역대 1, 2위를 기록했으며, 1912~2017년 기온 상승률(0.18℃/10년)보다 1912~2024년 기온 상승률(0.21℃/10년)이 더 높아 최근 7년간(2018~2024) 온난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폭염의 발생빈도와 강도는 모두 증가하고 있으며, 인위적 요인으로 인한 폭염 발생 확률이 4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태풍의 극한강수 영역은 16~37% 확대되고, 초강력 태풍이 유지될 수 있는 고수온 발생 확률이 최소 5배 이상 증가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21세기 말(2081~2100)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온실가스 감축 정도에 따라 2.3℃(낮은 단계 기후변화 시나리오, SSP1-2.6)에서 최대 7.0℃(매우 높은 단계 기후변화 시나리오, SSP5-8.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현재 연평균 8.8일 발생하는 폭염은 24.2일(SSP1-2.6)~79.5일(SSP5-8.5) 발생해 지금보다 3~9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온열질환 사망 해마다 증가…생태계 변화도 확인
제2실무그룹 보고서에서는 기후위기로 인한 생태계 생물다양성 변화,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발생 증가, 수산업 생산성 저하 등 사회 전 부문의 영향과 전망을 확인했다.기후위기와 토지피복 변화로 육상 조류의 개체수 변화가 있으며, 총 52종의 점유율 변화를 파악한 결과 전체의 38%가 감소했다. 겨울 철새인 민물가마우지가 여름철에 관찰되거나 여름철새인 중대백로가 겨울철에 출현하는 등 계절과 불일치하는 육상 조류의 출현 등 생물 계절과 온난화 간의 시기적 상충으로 인한 생태계 변화가 전망됐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수는 2020~2023년 평균 1709명(사망 17명) 대비 2024년에는 2배 증가했으며, 2050년대 고령자의 고온으로 인한 초과사망률은 '중간 단계 기후변화 시나리오(SSP2-4.5)'에서 4.36%, '약간 높은 단계 시나리오(SSP3-7.0)'에서 5.5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나라 주변 해양 표층수온은 전 지구 평균 대비 2배 상승했고, 수산업은 최근 14년간(2011~2024) 고수온 3472억 원, 저수온 308억 원의 누적 피해가 발생했다. 또 2100년까지 우리나라 주요 양식 밀집 해역의 수온은 약 4~5℃ 상승(SSP5-8.5)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림관리 측면에서 '매우 높은 단계 기후변화 시나리오(SSP5-8.5)'와 현재의 산림경영 수준을 유지할 경우 2050년대 이산화탄소(CO2) 흡수량은 2308만 tCO2/년으로 추정되나, '낮은 단계 기후변화 시나리오(SSP1-2.6)'와 회복성 있는 경영 수준을 적용하면 흡수량을 20% 이상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 전문은 오는 19일부터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 및 기상청 기후정보포털 누리집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