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문화재단은 17일 "고시가 탈식민주의 문학과 생태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자연을 포함한 하위 주체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담아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고시는 1956년 인도 콜카타에서 태어나 1986년 장편소설 '이성의 원'(The Circle of Reason)으로 등단했다. 이후 '그림자의 선'(The Shadow Lines), '캘커타 염색체'(The Calcutta Chromosome), '유리 궁전'(The Glass Palace) 등을 발표하며 세계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특히 아편전쟁 직전인 18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아이비스 3부작'(양귀비의 바다·연기의 강·쇄도하는 불)과 기후위기를 다룬 논픽션 '대혼란의 시대'(The Great Derangement)는 그의 폭넓은 시야를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박경리문학상은 대하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1926~2008)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문학 본연의 가치를 지키며 세계 문학사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에게 수여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세계 작가상으로, 상금은 1억 원이다. 역대 수상자로는 최인훈, 아모스 오즈, 리처드 포드, 윤흥길, 실비 제르맹 등이 있다.
올해 시상식은 오는 10월 23일 오전 11시 30분 원주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다. 시상식 전후로 기자간담회(10월 22일), 원주 강연(10월 25일), 서울대 강연(10월 27일), 교보빌딩 대담회(10월 28일)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된다.
한편, 박경리문학상 추천위원회는 지난 1년간 전 세계 소설가 113명을 대상으로 4차례 예심을 거쳐 29명의 후보를 압축했고, 최종 심사를 통해 고시를 수상자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