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강원 강릉에 지난 주말에 이어 17일 또 다시 단비가 내렸다.
이날 아침부터 시작된 비는 오후 들어 빗방울이 차츰 굵어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후 1시 55분을 기해 강릉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운전석에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세찬 비가 퍼부었다.
가뭄이 시작된 이후 가장 굵은 빗줄기 본 주민 최모(40대) "간만에 보는 장대비에 속이 다 시원하다. 이렇게 하루종일 내렸으면 좋겠다"며 "비록 신발과 바지는 젖었지만 기분은 날아갈 듯 좋은 상태"라고 전했다.
지역 커뮤니티 등에서도 '호우주의보 발령' 등 비 소식을 전하며 가뭄이 해갈되기를 기원했다.
주민들은 "(오봉저수지가 있는) 왕산쪽에도 비가 많이 오네요. 정말 많이 와서 단수 그만했으면 좋겠네요. 추석을 앞두고 제발 이번에는 가뭄이 해갈되도록 퍼붓길 기원합니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제발 좀 더 많이 내리길…" 등의 글들을 올리며 해갈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폭우에도 오봉저수지를 찾은 주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비 오는 날씨에 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저수지를 보는 모습이 위험해 보이자 경찰이 나와 주민들의 안전을 살피기도 했다.
이날 저수지 인근에서 만난 60~70대 주민들은 "그동안 너무 가물어서 (강릉말로) 애가 말라 나왔다. 이렇게 비가 오니까 너무 고맙네. 하지만 앞으로 몇 일은 더 내려야 가뭄이 해결될텐데…"라며 "아직까지 저수지에 물이 많이 찬 것 같지는 않아 걱정이다"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앞서 강릉에 내려졌던 호우주의보는 1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해제된 가운데 강원지역에는 오는 18일까지 5~40mm의 비가 더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영서지역은 오늘(17일) 밤까지 비가 내리겠고, 영동지역은 내일(18일) 낮까지 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으나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한편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강릉지역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8.2%로 전날 16.6%보다 1.6%p나 올랐다. 이날 오봉저수지 인근에 제법 많은 비가 내린데다 18일 오전까지 강수 예보가 있어 저수율은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