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7일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이나 미국이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궁극적인 목표이며, 북한이 이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 간담회에 참석,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현 정부가 처음부터 끝까지 로드맵을 갖고 있지는 않고 가장 급한 건 협상 과정을 복원하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선 협의가 재개되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먼저 중단을 시키고, 줄이고(축소), 폐기하는 수순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거론한 '중단-축소-비핵화' 3단계 접근법을 거듭 설명한 셈이다.
또 "최근 북·중·러 움직임 등 주변 정세 흐름을 보면 북한이 단기간에 대화에 나설 이유가 크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그럼에도 북·중·러와의 관계를 지금보다 나은 방향으로 소통하는 관계로 만드는 게 우리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 정부는 안보나 억지력이 손상을 받지 않는 한에서 긴장 완화 조치를 몇 가지 시행한 바 있다. 앞으로도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와 관련해선 "(협상이)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실현 가능, 지속 가능해야 하고 국익을 적절한 범위에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은 협상에 진전이 없지만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고 최근에도 워싱턴에서 (미측과) 협의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고율 관세가 우리에게 부과되는 점은 감안해야겠지만, (한미 간)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미국 내부 상황을 살펴보려 관세 합의 서명을 미루고 있다는 해석이 있다'는 취지의 질문엔 "미국내 선거나 소송 추이를 기다려보는 '시간 끌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미 동맹 현대화 논의 쟁점 가운데 하나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와 관련해선 "넘지 말아야 할 양쪽의 좌표는 지켜가며 협의했기 때문에 이른바 안전장치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대해 새로운 논의는 없다"고 말했다.
안보 협상이 관세 협상의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 "양쪽(관세·안보) 패키지가 나름의 독자성을 갖고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번 달 하순 유엔 총회 참석 후 방한할 예정이라는 일본발 보도에 대해선 "정해진 것은 없다"며 "정부가 한일 셔틀외교를 복원했다고 공표한 바 있고, 셔틀외교가 있을 수는 있지만 발표할 수 있는 사안은 없다"고 전했다.
위 실장은 일본이 한국 조사선의 독도 주변 해양조사 활동에 항의한 것을 두고선 "독도 해양조사는 통상적으로 있는 일이며, 일본이 (이에 대해 항의를) 제기하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라며 "자꾸 얘기하면 분쟁 대상처럼 된다는 문제가 있다. 독도는 알다시피 우리 영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