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1인자' 한학자 총재가 17일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에 출석했다.
한 총재는 이날 오전 9시 46분쯤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흰색 긴팔 가디건을 착용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수행비서의 부축을 받으며 검은색 SUV 차량에서 내린 한 총재는 조사실로 향할 때도 비서의 팔짱을 낀 채 느릿하게 걸음을 옮겼다.
한 총재는 '권 의원에게 1억 원 전달하신 거 맞나' '김건희 여사에게 목걸이와 가방을 선물하라고 지시한 거 맞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내가 아파서 그렇다. 수술 받아서"라며 "아파서 그래요. 그만. 나중에"라고 말한 뒤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김건희 특검은 한 총재를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조사 중이다. 한 총재는 건강상의 이유로 특검의 소환 요구에 세 차례 불응한 끝에 이날 자진 출석했다.
특검은 조사에서 통일교가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한 각종 청탁에 한 총재가 관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씨에 샤넬 가방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교부한 배경에 한 총재의 지시와 승인이 있었는지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또 특검은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윤씨가 전 한 총재의 지시 하에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윤씨의 공소장에서 권 의원이 통일교 정책을 국정 과제로 반영해주는 대가로 통일교 신도들을 당시 윤석열 후보 지원에 동원하겠다는 약속과 현금 1억 원을 윤씨로부터 받았다고 적시했다.
또한 한 총재는 같은 해 2~3월 권 의원에게 금품이 담긴 쇼핑백을 건넸다는 의혹도 받는다. 더불어 특검은 윤씨가 한 총재의 해외 원장 도박에 대한 경찰의 수사 정보를 권 의원으로부터 제공받고, 통일교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멸하려 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