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의 한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알루미늄 부산물이 물과 반응해 발열·발화를 일으키는 특성 탓에 진화 작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광양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8시 38분쯤 광양시 도이동 소재 물류창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발생했다.
창고는 철골조 단층 등 5개 동, 총 1만1220㎡ 규모로, 내부에는 750㎏ 규모의 알루미늄 톤백 4천여 개가 보관돼 있었다. 이 가운데 200여 개가 불에 탔으며, 2천여 개는 창고 밖으로 반출됐다.
화재 직후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현장 지휘소를 설치했다. 현재까지 인력 155명과 장비 41대가 투입돼 큰 불길은 잡았지만, 내부에서는 여전히 불꽃과 연기가 이어지고 있다.
알루미늄 부산물은 열이 쉽게 식지 않고 물과 닿으면 발화하는 특성이 있어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 당국은 물 대신 팽창 질석을 살포해 열과 산소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2023년 함평 알루미늄 분말 공장 화재가 17일 만에 꺼진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 화재 역시 30일 이상 소요될 수 있다"며 "장기간 매연·분진·미세 오염물질이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해 창문을 닫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며, 차량 운행 시 도로를 우회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