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km 달려 0.03초 차' 세계선수 마라톤, 100m 보다 치열

탄자니아 첫 金 딴 심부, 男 마라톤서 역대급 시간 차 우승
단거리처럼 '사진 판독'… 세계선수권 첫 사례

탄자니아의 심부(사진 왼쪽 파란색 유니폼)가 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마라톤에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독일의 페트로스도 거의 동시에 결승 테이프를 끊었지만, 사진 판독 결과 심부가 0.03차로 우승했다. 연합뉴스

세계육상연맹이 15일 공개한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마라톤 포토 피니시. 탄자니아의 심부(사진 위)가 독일의 페트로스에게 0.03초 차로 앞섰다. 세계육상연맹 홈페이지 캡처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마라톤 경기에서 역대급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이번 대회 남자 100m 1, 2위를 가른 0.05초보다 짧은 시간인 0.03초 차로 1, 2위가 갈린 것.
 
이 경기에서 탄자니아의 역대 세계육상선수권 첫 금메달을 획득한 알폰스 필릭스 심부(33·탄자니아)는 15일 일본 도쿄 시내를 돌아 국립경기장으로 들어오는 42.195㎞ 마라톤 풀 코스를 2시간 09분 48초에 달렸다. 2위 아마날 페트로스(30·독일)의 기록도 2시간 09분 48초였다.
 
둘은 국립경기장 직선 주로에 진입한 뒤 단거리 선수처럼 달렸다. 특히 페트로스가 결승선 앞에서 넘어져 맨눈으로 1, 2위를 확인하는 게 더 어려웠다. 세계육상연맹은 사진 판독을 거쳐 "심부가 0.03초 차로 우승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선수권 마라톤에서 1·2위가 '초'까지 같은 기록을 낸 건,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탄자니아의 심부가 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마라톤에서 우승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열린 남자 100m 결선에서는 오빌리크 세빌(자메이카)이 9초77로, 9초82의 키셰인 톰프슨(자메이카)을 0.05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42.195㎞를 달린 마라톤에서 100m보다 더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된 셈이다.
 
0.03초 차로 금메달을 놓친 페트로스는 "막판에는 100m 선수처럼 달렸다. 우승만 생각했기에 아쉽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5명이 40㎞를 똑같이 2시간 03분 33초에 통과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박민호(코오롱)는 25㎞ 지점을 83위(1시간 25분 06초)로 통과한 뒤, 레이스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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