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인구 위기극복, 개별 추진에서 정책 협력으로 대전환"

지난 1일 춘천시 서면 토이로봇관 3층 갤러리툰에서 열린 강원CBS 개국 30주년 '강원 인구소멸 극복, 패러다임 대전환' 정책 포럼에 발제자로 참여한 김주용 강원특별자치도 지역소멸대응정책관, 서종철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정책기획과장, 정운호 춘천시 기획행정국장이 참석자들과 질의 응답을 하는 모습. 구본호 기자
<기사는 9월 1일 강원CBS개국 30주년 정책포럼 '강원인구소멸 극복, 패러다임 대전환' 자유토론 내용>
-기획/연출:강원CBS 진유정 팀장, 강민주PD  
-사회:강원CBS 박정민 보도국장

(6편 기사 이어 최종)
◇박정민>  정운호 국장께서도 (청년 정주 정책과)관련해서 해 주실 말씀 있으신지요?

◆정운호> 제가 10년 전에 한림대와 강원대 주변 공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남 논산시에 있는 건양대학교 사례를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당시 건양대 총장께서 기숙사를 지으려 했는데, 이미 주변에 원룸 15동 정도가 지어져 있어 원룸 소유주들의 강한 반발이 있었습니다. 건양대는 이걸 어떻게 바꿨냐면요, 기숙사 신축 대신 원룸을 기숙사용으로 활용하면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한림대와 강원대의 상황은 좀 다릅니다. 당시에는 이미 원룸이 있었고, 기숙사 건립으로 갈등이 발생했지만 협의를 통해 정리가 가능했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원룸 소유주 분들은 수도권과 지역에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고, 이해관계가 달라 의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습니다.

청년 정책이 춘천시가 적다고 하셨는데, 저희는 인구 정책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20대 청년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정책에 접근하겠습니다.

기업 인재 육성과 관련해서는 플러스 알파를 하면 어떻게 하냐는 말씀 하셨는데, 이는 제도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저희가 계약이나 공고문 등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정이 있습니다. 아마 이 부분도 고민을 많이 해 봐야할 부분이고요.

AI 관련해서는 추진단을 꾸렸고, 곧 한림대 총장님을 찾아뵙고 전문가 의견을 청취할 예정입니다. 또 IT 분야는 이 자리에 차용케 해 주신 서병조 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 원장께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춘천시에서는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는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박정민> 답변이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대화가 필요합니다. 이런 포럼을 자주 마련해 시민들과 기관이 함께 지혜를 모으는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자, 다음은 김주용 국장께서 말씀 주시겠습니다.

◆김주용>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정주 인구를 늘리고, 외국인 인구를 정착 시키고, 생활 인구를 유입하기 위해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해야 할 일도 많고, 확대해야 할 분야도 많습니다. 다행히 최근 정부 국정과제를 면밀히 살펴보면, 국가 주도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거버넌스를 구축하며, 특별한 수단을 적극 활용할 움직임이 있습니다.

우리 강원도는 특별자치도라는 제도적 기반과 강원특별법이라는 정책적 수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잘 활용하면 되겠고요, 인구 감소 지역과 관심 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분포 돼 있습니다. 이런 특수성을 정부와 잘 공유하고, 설득할 수 있는 선제적 정책을 개발해 나간다면 인구 감소 추세를 역전, 전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그 기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정민> 격려의 박수 부탁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객석으로 마이크를 넘겨 보겠습니다. 지금 현장에서 많은 질문들이 오고 있는데요, 삼생초등학교에서 교사로 활동 중인 분께서 오늘 포럼을 듣고 직접 질문해 주시겠다고 합니다.

◆김승웅> 안녕하십니까. 저는 홍천 삼생초등학교에서 농어촌 유학을 3년 째 담당하고 있는 교사 김승웅입니다. 2023년 2학기에 처음 시범사업 때는 30명 규모로 시작했다고 저는 알고 있는데요, 현재는 강원도 전체에서 약 360명인가 390명인가가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초기에는 농촌 유학에 대해 홍보를 많이 했고 양적 확장에 집중하는게 저도 맞다고 생각하는데요, 3년간 운영하며 시간이 지나 보니 많은 학생들이 결국 원래 지역으로 돌아갔습니다. 일시적 인구 유입으로 경제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농촌 유학의 목적은 정주 인구 확대와 강원도의 인구 증가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양적 확장보다 '질적 확장'에 초점을 맞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한정된 예싼으로 양적 확장을 하다 보면, 질적 확장이 등한시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학부모님들이 말씀하신 대로 주거 지원, 장기 정착 지원 등 실질적 대책으로 여기에 더 오래 살 수 있게끔 해야합니다.

처음 시작은 조금 부족했지만, 이제 어느 정도 농촌 유학이 완전히 안전한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제는 강원도의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만큼, 질적 확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박정민> 감사합니다. 서종철 과장께서 잘 메모하셨죠? 아마 정책에 바로 반영하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마지막 객석 논객 모셔봅니다. 이 분은 강원 인구소멸 극복을 위해 토대를 다졌던 분이고, 지금도 지역 대학에서 이를 몸소 실천하고 계신 분입니다. 전 강원연구원 연구원이셨고 지금은 한국폴리텍 III대학에 계시는 지경배 학장을 모시겠습니다.

◆지경배> 소개를 너무 거창하게 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올 3월 4일 자로 춘천 폴리텍대학 학장으로 부임하게 됐습니다. 그전에는 약 30년 동안 강원연구원(구 강원개발연구원·강원발전연구원)에서 근무하며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을 연구했습니다. 그래서 드릴 말씀도 많은데, 오늘 포럼에서 다양한 정책과 사례 발표를 감명 깊게 들었습니다.

그동안 연구원에서 '지역 논리'를 개발하는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 제가 몸담은 폴리텍대학은 고용노동부 산하 직업교육기관입니다. 하다보니까 중앙에, 그러니까 정부가 인구 소멸이나 지역 소멸에 대한 대응이 너무 미흡하단 생각이 듭니다. 왜 미흡한가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인구 소멸을 단지 하나의 '사업'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특히 기초지자체 현장에서는 '마을이 사라진다'는 현실적 위기입니다. 통합적인 행정을 꾸려나가야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기초단체와, 수많은 사업 중 하나라고 인식하고 있는 중앙부처와의 인식 차이가 너무 큰 거죠. 그래서 인구 소멸 극복을 위해 중앙부처가 발벗고 나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인구 소멸 극복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앙부처가 발벗고 나서야한다고 패러다임이 전환된다고 생각합니다.
강원CBS 개국 30주년 기념 정책포럼 '강원 인구소멸 극복, 패러다임 대전환' 에 참석한 지경배 한국폴리텍 III대학 학장. 진유정 기자

◆지경배> 첫째로 해야할 게 자주 이야기가 나왔죠? 통합 행정 체계가 시급합니다. 인구 관련 업무가 여러 부처로 흩어져 있어 통합적 대응이 불가능합니다. '인구부' 또는 '인구전략부' 신설 논의가 있었지만 여전히 진전이 없습니다. 하루빨리 통합 부처를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저도 이 데이터 보고 좀 놀랐는데요,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1.8명인데, 우리가 지금 0.78명이죠. 그런데 프랑스는 그중 62%가 우리가 흔히 표현하는 미혼모, 혼외자 입니다. 표현이 좀 그런데요. 아, 이 표현도 빨리 여성가족부에서 바꿔야합니다. 저도 이 표현을 쓰면서 표현이 마음에 안 드는데요.

그러니까 다시 얘기하면 가임 여성이 1.8명을 낳으면 그 중 한 명은 참 표현이 그렇습니다만, 혼인 관계 밖에서 태어난, 미혼모의 아이들입니다. 프랑스는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똑같은 지원을 합니다. 반면 우리는 여전히 '미혼모', '혼외자'라는 표현을 쓰고요. 이런 용어와 제도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아이를 낳는 가정을 동일하게 인정하고 지원하는 사회적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합니다.

셋째, 제도적 기반 마련입니다. 일본은 2009년 '지역 소멸 특별법'을 제정했고, 2015년에는 '지방창 생 특별법'과 추진본부를 출범시켜 일관성 있는 정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아직 법이 정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금이라는 걸 만들었죠. 현재 '지역소멸대응기금'이 운영되고 있으나, 이것도 얘기하고자 하면 얘기가 긴, 보완이 돼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기금 상태를 넘어서서 특별법을 만들고, 추진본부를 만들고, 거기에 지방 창생 종합 계획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아직 법정 계획도 없죠. 지역 소멸과 관련된 법정 계획이 아직 없는데, 마을ㆍ사람ㆍ일자리 종합 계획이라고 해서, 기초 단위에서부터 광역 단위에 이르가까지 법정 계획을 공모해서, 그 공모를 지원해주는 그런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국가가 빨리 추진해야 된다, 지역 차원에서 하는 일은 한계가 있어요. 제도와 예산은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추진해야 합니다. 우리 지역은 현장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나설 수 있도록 촉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공이 나오니 조금 길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의미 있는 정책 전환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박정민> 전문가의 식견에서 중앙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을 명확하게 지적해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연단에 함께하신 발제자분들을 통해서, 오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도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을 끝으로 토론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김주용 국장께 한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김주용> 자연스럽게 지경배 학자께서 중앙 정부의 역할을 말씀해 주셨고, 오늘은 지자체의 역할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논의가 있었습니다. 저도 도민들께 부탁 드리고 싶은 말씀을 이제 할 기회인 것 같습니다.

먼저 제가 오늘 소개해 드린 '강원 생활도민 제도'는 지금은 다소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참여 방법은 다양합니다. 직접 제휴처로 참여하는 방법, 홍보 대사로서 주변에 제도를 널리 알리는 방법, 지역을 찾은 생활 인구를 포용하고 수용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방법. 이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세 자녀의 아버지입니다. 제가 세 자녀를 낳은 이유는 지원금이나 환경 때문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형제자매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도민 여러분을 대상으로 인식 개선 교육과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질적 풍요도 중요하지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정민> 앞으로도 좋은 정책 이어가시길 응원하면서 격려의 박수 부탁 드립니다. 다음은 정운호 국장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운호> 오늘 포럼을 계기로 인구 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춘천시와 강원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위해 모든 도민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지혜와 통찰을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인구 정책은 우리 삶의 질 개선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살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강원도'를 만들기 위해 오늘 포럼이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정민> 마지막으로 서종철 과장 말씀 듣겠습니다.

◆서종철> 도교육청은 유·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특화 기관이지만, 결국 그 학생들의 부모는 도민이고, 그 부모의 부모님은 조부모님입니다. 즉, 교육은 결국 모든 도민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 정책 뿐만 아니라, 그 외에 논의된 것들을 잘 정리하고 협력을 해서 지역 소멸 위기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인구소멸의 '해결책'을 찾는 것은 나중 문제이고요, 일단 '개선'을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조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력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정민> 네, 박수 부탁드립니다. 강원CBS가 개국 30주년을 맞아 마련한 이번 정책포럼, 30년은 '이립(而立)'이라 하여 스스로 자립하고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다지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성장하는데 혼자만의 성장은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 기관이 협력해서 더 나은 강원도, 더 나은 강원도민의 삶을 위해서 함께 힘써주시는 그런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이번 시간이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덧붙여 오늘 포럼은 강원CBS 라디오와 노컷뉴스를 통해서도 함께합니다. 도민 여러분의 많은 청취와 애독 부탁 드립니다.

이제 강원CBS 개국 30주년 정책 포럼 '강원인구 소멸 극복, 패러다임 대전환'을 마치겠습니다. '강원도민과 함께한 30년, 강원도민과 함께할 더 큰 미래', 강원CBS는 앞으로도 강원특별자치도의 발전과 강원특별자치도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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