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지키겠다"…폴란드, 러 위협에 예비군 훈련 열풍

폴란드 軍규모, 2014년 나토 9위 → 현재 3위
러시아 위협 커지자 병력 증강↑…현역 약 21만
하지만 러시아 150만 규모에 비해 여전히 열세

2025년 6월 24일 폴란드 브리니에보의 군사훈련소에서 예비군 편성 자원입대자가 참호 파는 훈련을 받으면서 교관의 지도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위협이 커지면서 폴란드에서 예비군 편입을 위한 군사훈련 자원자가 급증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중앙병력모집센터는 올해 1~7월 훈련 자원자가 2만여 명에 달했고, 연말까지 약 4만 명이 훈련을 마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의 1만 6천명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지난 3월 예비군 군사훈련 규모를 2027년까지 연간 10만 명으로 확대하고, 모든 성인 남성이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폴란드 당국은 이번 프로그램이 국경 지역의 군사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병력을 증강하는 동시에, 실업률이 높았던 지역의 고용 창출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폴란드-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6km 떨어진 곳에 살며 13살 아들을 둔 행정직 여성 아그니에슈카 옝드루샤크(36)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아이를 지키기 위해 뭐든지 할 생각이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싸우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자들은 직업군인들과 함께 훈련을 받지만, 별도로 현역 입대를 선택하지 않는 이상 정규부대에 편성되지는 않는다. 훈련을 마친 이들은 직업군 복무를 선택하거나,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영토방위군(WOT) 상근예비역이나 일반 예비군으로 편성된다. WOT 소속 인원은 거주지 인근에서 복무하며, 자연재해나 국경위기 등 비상사태에 동원될 수 있다.

최근 대규모 예비군 동원 사례는 2021년 유럽연합(EU)과 벨라루스 사이의 긴장이 고조될 당시 벨라루스가 자국에 도착한 중동·아프리카 출신 이주민 수만 명을 폴란드 쪽으로 의도적으로 떠밀어 보낼 때였다.

폴란드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내 군 규모도 빠르게 늘렸다. 2014년 나토 9위였던 현역 군 규모는 현재 21만 6천명으로, 미국·튀르키예에 이어 나토 3위다. 앞으로 10년간 병력을 추가로 30%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숫자도 현역 군인 150만명 규모인 러시아 군대에 비하면 여전히 열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병력 18만 명 증원을 지시하기도 했다.

폴란드, 핀란드, 그리고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을 포함한 동유럽 국가들은 최근 병력을 늘리고 있지만, 독일·영국 등 전통적 유럽 강국들은 오히려 병력이 줄어드는 추세다.

독일 연방군은 현재 18만명에 불과해 정부가 제시한 26만명 목표에도 크게 못 미친다. 훈련을 받고 복무 중인 영국 육군은 7만 1천 명으로 300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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