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연애도 잡아낸다"…급성장하는 '비위신고 산업'

WSJ "익명 제보·비위 신고 처리 산업 180억 달러 규모"

로랑 프렉스 네슬레 CEO. 연합뉴스

사내 연애 금지 규정을 어겨 해임된 로랑 프렉스 네슬레 최고경영자(CEO) 사례가 글로벌 비위신고 산업의 실태를 다시 부각시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 제보와 비위 신고를 처리하는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가 180억 달러, 우리 돈 약 25조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런 업무는 '거버넌스·리스크·컴플라이언스'(GRC) 관리로 불리며, 다국적 기업들은 내벡스(Navex), 스피크업(SpeakUp), EQS 같은 외부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많다.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스피크업은 네슬레의 비위신고 핫라인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네슬레와 협력업체 관련 신고 3218건을 처리했으며, 이 중 20%가 사실로 확인돼 119명이 회사를 떠났다.

대부분의 신고는 현지 사무소에서 해결되지만, CEO나 이사회 멤버가 연루된 사안은 최고 경영진까지 보고된다. 프렉스 CEO 관련 신고 역시 이사회 의장이 직접 처리했다.

상장기업의 비위신고 핫라인 운영은 미국에서 2002년, 유럽에서는 2019년부터 의무화됐다. HR 어큐어티 조사에 따르면 임직원 1천명 이상 미국 기업의 90% 이상이 신고 핫라인을 두고 있으며,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는 내벡스의 고객 기업만 1만3천 곳에 달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은 "핫라인을 통해 모회사에서 용납할 수 없는 관행을 밝혀냈다"며 "완벽하진 않지만 기업문화를 개선하는 데 1천쪽짜리 가이드북보다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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