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커크 피살 후 워싱턴 '경호 비상'…정가 전반 긴장 고조

지난 10일 미국 유타밸리대학에서 찰리 커크가 숨지기 전의 모습. 연합뉴스

미국 청년 보수 운동을 대표했던 찰리 커크가 피살된 이후 워싱턴 정가에서 경호와 안전 문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의 신변 보호가 대폭 강화되고, 의회 의원들도 야외 대신 실내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등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비밀경호국(SS)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찾은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홈 경기에 경호 인력을 추가로 배치했다. 백악관도 대통령 전반에 대한 경호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호 강화 조치에도 백악관 내부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전언이다. 커크 피살 사건을 계기로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미국에서 언제든 극단적 폭력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7월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서 암살 표적이 된 바 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일부 참모들은 개인적 안전에 대해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 반응도 엇갈렸다. 민주당은 사건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긴장을 키운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퍼뜨린 혐오 밈과 독설을 상기해야 한다"며 "정치적 변화를 위해선 대통령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 좌파'를 폭력의 근원으로 지목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청년 보수 진영의 잭 포소비엑 역시 "응징이 있을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정치권 전반에서도 행사 안전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뉴욕) 하원의원은 주말 예정이던 노스캐롤라이나 집회를 아예 연기했다. 그는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져 실내 전환을 검토했지만, 결국 일정 자체를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진보 유권자들에게 큰 지지를 받는 동시에 보수 진영의 집중적 공격을 받아온 인사라는 점에서 경계심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또한 같은 당 델리아 라미레즈(일리노이), 시드니 캠라거-도브(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의회 앞에서 열려던 기자회견을 실내로 옮겼다. 같은 날 공화당 제임스 코머(켄터키) 하원 감독위원장은 커크의 암살범이 약 180m 떨어진 옥상에서 공격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호 인력이 많아도 옥상에 숨어 있는 인물을 놓칠 수 있다. 야외 행사를 계속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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