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가 올 시즌 절대 열세였던 1위 LG를 꺾고 가을 야구를 향한 잰걸음을 이었다. LG의 호수비와 행운의 안타 등 잇단 불운을 극복한 승리 의지가 빛났다.
kt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와 원정에서 6 대 4로 이겼다. 6회까지 0 대 4로 뒤진 불리한 상황을 이겨낸 값진 승리였다.
65승 62패 4무가 된 kt는 4위를 지켰다. 전날 경기가 없던 kt는 4위 삼성의 패배로 5위에서 한 계단 올라선 바 있다. LG와 상대 전적도 5승 8패로 열세를 조금 만회했다.
kt는 이날 삼성과 대구 원정에서 8 대 4로 이긴 3위 SSG와 승차 2경기를 유지했다. 또 5위 삼성과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초반 불리한 상황을 멋지게 극복해냈다. kt는 2회초 1사에서 김상수의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는 듯했지만 LG 우익수 문성주의 슬라이딩 캐치에 무산됐다.
반면 LG의 빗맞은 타구는 행운의 적시타가 됐다. 2회말 무사 1, 3루에서 오지환의 타구는 느리게 유격수 키를 넘겨 떨어져 선제 적시타로 연결됐다.
LG의 행운은 3회말에도 이어졌다. 무사에서 신민재의 살짝 빗맞은 타구가 좌선상을 향해 날아갔고, kt 좌익수 안치영이 몸을 날렸지만 잡지 못해 3루타가 됐다. 신민재는 호수비의 주인공 문성주의 내야 땅볼 때 홈을 밟았다.
kt로서는 설상가상으로 1사에서 오스틴 딘의 강한 땅볼이 유격수 장준원 앞에서 불규칙 바운드가 되면서 안타로 이어졌다. 문보경의 안타로 이뤄진 1, 3루에서 이번에는 김현수의 타구가 1루수 황재균의 글러브를 맞고 튀어 1타점 적시타로 연결됐다.
LG는 4회말 상대 수비 실책에 추가점을 냈다. 선두 최원영의 안타에 이어 박해민도 안타를 날렸는데 kt 중견수 앤드류 스티븐슨의 포구 실책으로 무사 2, 3루가 됐다. 신민재가 희생타로 4 대 0 리드를 만들었다.
하지만 가을 야구를 향한 kt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7회초 무사에서 강력한 신인왕 후보 안현민이 LG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를 상대로 초구에 벼락같은 좌중간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장성우가 유격수 포구 실책으로 출루해 만든 1, 3루에서 황재균이 좌전 적시타로 치리노스를 강판시켰다.
대타 강백호가 LG 필승조 김영우를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고, 강현우의 투수 앞 스퀴즈 번트 때 황재균의 재치 있는 슬라이딩으로 3 대 4까지 추격했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허경민이 좌전 적시타로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kt의 기세는 8회에도 이어졌다. 앞서 장성우의 대주자로 들어온 유준규가 LG 베테랑 불펜 김진성을 상대로 5개의 커트를 하는 끈질긴 11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황재균의 안타에 이어 권동진이 통렬한 우선상 3루타로 6 대 4 역전을 만들었다.
승기를 잡은 kt는 외국인 선발 자원 패트릭 머피를 8회말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패트릭은 1사에서 박해민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신민재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이닝을 끝내는 듯했다. 그러나 2루수 이호연의 악송구가 나와 무산됐다.
kt 이강철 감독은 곧바로 2루수를 오서진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후속 박관우의 타구가 땅을 크게 튀었고, 오서진이 짧은 바운드로 잡으려다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분위기가 묘해지는 상황. 패트릭은 후속 오스틴 딘에게 풀 카운트에서 큼직한 홈런성 타구를 맞으며 kt 팬들의 가슴을 철렁 가라앉게 만들었다. 그러나 kt로선 다행스럽게도 왼쪽 파울 폴대를 벗어났다. 결국 패트릭은 오스틴을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kt는 9회말 2사에서 마무리 박영현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결국 박영현이 LG 오지환을 3루 파울 뜬공으로 잡아내 역전극의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