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원이 상임위서 외모평가…도민사회 발칵[영상]

이정엽 제주도의원 상임위에서 외모 품평 논란
제주도 여성 공직자 향해 "여성스럽고 가녀린 몸"
해당 공직자 "외모평가보다 업무에 대해 말해달라"
이정엽 도의원 "외모발언 불쾌했다면 정중히 사과"
민주당 "공개사과하고 국민의힘은 징계나서라"
진보당 "제주도의회가 윤리특별위원회 열어 징계해야"

이정엽 제주도의원이 상임위 회의에서 여성 공직자에 대한 외모 품평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박혜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오늘(11일) 127번째 시간에는 제주도의원이 공개회의에서 여성 공직자의 외모를 품평해 물의를 빚고 있다는 소식, 전한다구요?
 
◆이인> 이정엽 제주도의원이 어제(10일) 도의회 제442회 임시회에서 한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데요. 성평등여성정책관을 향해 여성스럽다거나 가녀리다고 말한 겁니다. 공개회의에서 업무와 관련도 없는 외모 품평을 해서 제주사회가 들끓고 있습니다.
 
◇박혜진> 사석도 아니고 공개회의 자리에서 그랬다는 거죠? 
 
◆이인> 제주도의회 제442회 임시회 기간이어서 각 상임위원회별로 제주도 주요 실국장들을 불러 현안들을 청취하고 정책 점검도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보건복지안전위원회도 어제(10일) 회의를 열었는데 바로 그 공개회의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온 겁니다. 
 
◇박혜진> 어떤 발언을 한 거죠?
 
◆이인> 국민의힘 소속인 이정엽 의원(서귀포시 대륜동)이 이은영 제주도 성평등여성정책관을 상대로 질의하며 대뜸 외모 관련 발언을 꺼냈습니다. 이 의원은 "여성스러운 가녀린 몸을 갖고 항상 고생을 많이 한다"는 말로 시작해 "작년에 김만덕상 관계로 주문도 받고 질책도 받아 보완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이어갔습니다.
 
◇박혜진> 업무와 관련도 없는 외모 품평을 한 거네요?
 
◆이인> 김만덕상의 문제점이 잘 보완된 것 같다는 말을 꺼내려다 불필요한 외모 평가를 한 건데요. 당연히 그 말을 들은 당사자는 불쾌했겠죠. 이은영 정책관은 "이왕이면 업무로 칭찬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며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박혜진> 곧바로 잘못을 시인했나요? 
 
◆이인> 이정엽 의원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웃으면 더 좋을텐데"라고 말해 상황 파악이 안된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모두가 황당해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박혜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결국 동료 의원이 사태 수습에 나섰다구요?

◆이인> 현길호 보건복지안전위원장이 이 의원의 질의가 끝난 후 "업무 외적인 표현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 것 같다"며 이은영 정책관을 향해 "할 얘기가 있으면 하라"고 말했습니다
 
◇박혜진> 보다못한 동료 의원이 중재를 한 거군요?
 
◆이인> 이은영 정책관은 현길호 위원장의 말을 받아 "외모에 대한 평가보다는 업무에 대해 말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불쾌한 감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박혜진> 그때서야 이정엽 의원이 사과했다구요? 
 
◆이인> 이정엽 의원은 "외모에 대한 발언이 불쾌했다면 정중하게 사과드리겠다"며 "앞으로는 그런 표현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은 "존경과 안타까움 차원에서 말씀드렸지만 받아들이는 분이 불쾌했다면 정중하게 사과한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습니다.
 
◇박혜진> 사과는 받아들여졌죠?
 
◆이인> 이은영 정책관이 "다음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기분좋게 다음을 기약하겠다"며 사과를 받아들여 상황은 일단락됐습니다. 그러나 공개회의에서 외모 평가를 한 이정엽 의원의 행태를 두고는 제주도의회 안팎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회의 모습. 제주도의회 제공

◇박혜진> 그래서일까요, 오늘(12일) 제주 정치권은 일제히 비판 논평을 냈어요?
 
◆이인> 민주당과 진보당이 규탄 논평을 각각 내고 이정엽 의원의 공개사과를 촉구했습니다. 제주도의회를 향해서는 윤리특별위원회에 이 의원을 회부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박혜진> 민주당 논평부터 살펴보죠? 
 
◆이인> 민주당 제주도당은 오늘(12일)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 이정엽 도의원이 여성 공직자에게 '여성스러운 가녀린 몸을 갖고'라며 성희롱 발언을 하고 '웃으면 더 좋을텐데'라는 말로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혜진> 이 의원의 발언이 성희롱이라고 민주당은 규정했네요?
 
◆이인> 민주당은 고용노동부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대응 안내서'를 인용해 업무 관련성이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 외모 평가나 성적인 비유, 신체 부위를 언급하는 언어적 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 의원의 무지하고 무책임한 반인권적 발언이 피해자를 비롯해 수많은 제주도민을 아연실색케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혜진> 이정엽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어요?
 
◆이인> 민주당은 제주도민의 삶과 제주의 미래를 논의하는 공적인 자리에서 그릇된 성인지 감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이정엽 제주도의원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 의원은 그릇된 성인식에 대해 피해자와 제주도민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박혜진> 국민의힘 제주도당을 향해서도 재발방지를 요구했어요? 
 
◆이인> 민주당은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제주도민에게 보고하고 이정엽 의원에 대한 징계에도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제대로 된 사과와 조치 없이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제주도민의 매서운 회초리를 맞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일갈했습니다.
 
지난 9일 개회한 제주도의회 제442회 임시회 본회의 모습. 제주도의회 제공

◇박혜진> 진보당 제주도당은 어떤 말을 했나요?
 
◆이인> 진보당 제주도당은 오늘(12일) 논평을 통해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외모 품평을 서슴지 않았고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덧붙이며 공인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고 이정엽 의원을 비판했습니다.
 
◇박혜진> 공개회의에서 발언한 것도 문제삼았죠?
 
◆이인> 진보당은 제주도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을 논의하는 엄중한 의회 회의장에서 그것도 성평등 정책을 담당하는 공직자에게 이처럼 무례하고 성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제주도의회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제주도민에게 모욕감을 안겨준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박혜진>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도 있었어요? 
 
◆이인> 진보당은 이정엽 의원이 속한 국민의힘 제주도당에서 지난 7월 25일 고기철 국민의힘 도당위원장이 당직자로부터 갑질과 폭행 혐의로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일이 있었고, 국민의힘 제주도당의 성추행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이정엽 의원의 발언이 이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의 부조리한 행태가 제주사회의 성평등 가치를 훼손하고 도민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렸다고 비판했습니다.
 
◇박혜진> 두가지 요구사항도 내걸었어요? 
 
◆이인> 진보당은 이정엽 의원이 당장 피해자와 제주도민 앞에 공개 사과하고 제주도의회는 이정엽 의원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박혜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스스로 해체될 수 있다는 경고도 했어요? 
 
◆이인> 진보당은 단순히 개인 의원의 언행 문제가 아니라 내란정당 국민의힘의 전반적인 인식 부재와 오만함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며 시대의 흐름과 사회적 감수성을 읽지 못하고 오히려 퇴행적 언행을 반복한다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세력은 결국 시대의 부름에 답하지 못하고 국민적 신뢰를 잃어 스스로 해체될 수밖에 없음을 경고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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