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이 자주 출몰해 주민들을 불안하게 했던 광주 남구 물빛근린공원 일대에 최근 '뱀 퇴치기'가 설치되면서 주민들이 안심하고 산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광주 남구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남구에 접수된 뱀 출몰 민원은 총 10건이다. 특히 남구 노대동의 물빛근린공원 인근에서 뱀을 마주쳤다는 민원이 속출했다.
노대동에 거주하는 50대 조모 씨는 "공원 산책 중에 뱀을 여러 번 봤는데 도심에서 뱀과 마주친다는 것이 놀라웠다"고 했다. 조씨의 딸은 산책길에서 만난 뱀의 모습을 인터넷에 검색해 독사인지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광주 남구는 지난 8월 29일 노대동 물빛근린공원 일대 산책로에 25대의 뱀 퇴치기를 설치했다.
10일 오후 노대동 물빛근린공원 산책로에서 만난 주민들은 최근 들어 뱀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원 인근에서 11년째 살고 있는 김기순(74)씨는 "최근 산책 중에 뱀을 마주치지 못했다"면서 "산책로 주변에 설치된 뱀 퇴치기와 안내문을 보니 한결 안심된다"고 말했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로를 거닐던 30대 김모 씨는 "산책로에 뱀이 나와서 원래는 강아지를 안고 다녔는데, 이제는 자유롭게 풀밭을 거닐도록 둔다"고 말했다.
퇴치기는 약 2~30cm 길이의 원통형 쇠 말뚝 위에 둥근 원반이 뒤집힌 채 얹혀 있는 모습인데, 그 위 중앙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전체적으로 버섯 모양과 흡사하다.
남구 관계자는 "산책로에 설치된 뱀 퇴치기는 뱀이 진동을 싫어한다는 습성을 이용해 설계됐다"면서 "태양광 패널을 통해 전력을 모아뒀다가 정해진 때에 진동을 발생시켜 뱀이 산책로 쪽으로 오지 못하도록 막는다"고 설명했다.
도심 속 자연을 지키면서도 주민 안전을 도모하는 남구의 '뱀 퇴치기' 설치 시책이 주민의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