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김씨에게 전달한 이우환 화백 그림을 두고 '김건희씨 오빠 요청으로 구매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검사는 전날(9일) 약 13시간 동안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 조사를 받고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논란이 되고 있는 그림은 제가 사서 제가 소유했던 그림이 아니고 김진우씨의 요청으로 제가 그림을 중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구매 경위에 대해서는 "업체 측에서 구매자가 신분이 보장된 경우에 한해서 판다고 했었고, 김진우씨 측에서 김건희나 김진우 일가가 그림을 산다는 정보가 새어나가면 가격이 두세배 뛸 수 있어 (자기) 신분을 숨기고 사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금 출처는 알지 못한다. 김진우씨로부터 받은 자금이라고 말씀드리겠다"며 "향후 특검 수사에도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위작 논란'과 관련해서 김 전 검사는 "위작 여부가 밝혀지는 바람에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만약 위작이면 그림을 중개한 업체들이 도산해야 할 상황이라고 할 정도로 내가 강력하게 업체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중개했는데, 위작으로 밝혀져서 상당히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앞서 특검팀은 최근 김씨 오빠의 장모 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의 구매자를 김 전 검사로 특정했다. 이에 김씨 측이 그림을 받은 대가로 김 전 검사의 지난해 4·10 총선 공천에 개입하고 이후 국정원 취업에도 도움을 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해당 그림의 진품 여부는 아직 미궁 속이다. 특검팀은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품감정센터에 이 그림의 감정을 의뢰했는데 각각 '위작'과 '진품'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은 "김건희씨 오빠 요청에 따라 그림을 산 것"이라는 김 전 검사의 진술에 따라, 김건희씨의 오빠 김진우씨에게 오는 11일 오후 1시 30분 소환을 통보했다.
하지만 김진우씨 측은 이날 특검에 '변호인의 사정으로 출석이 어렵다'고 연락하며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