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보트를 타고 제주에 밀입국한 중국인 1명이 붙잡힌 가운데 경찰이 나머지 일행 5명을 추적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본토에서 제주까지 수백㎞를 직접 보트를 몰고 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대공 용의점은 없으며, 경찰은 불법취업을 위한 밀입국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중국인 1명 검거…나머지 5명 어디에
9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6시 30분쯤 서귀포시 한 모텔에서 중국인 40대 남성 A씨가 경찰에 긴급체포 됐다. 현재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사 받고 있다. 당시 모텔 객실에는 A씨와 연인 관계인 불법체류 50대 중국인 여성 B씨도 적발돼 출입국 당국에 넘겨졌다.
당시 고무보트에는 A씨를 포함한 모두 6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일 오후 중국 장쑤성 난퉁시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출발해 다음날인 8일 새벽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안에 도착했다. 난퉁시에서 용수리까지 직선으로 460㎞에 달하는 거리다.
제주에 도착한 직후 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알고 지낸 중국인 여성 B씨와 SNS로 연락을 취해 B씨가 묵고 있던 모텔로 향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A씨는 앞서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 추방당하기 전까지 제주에서 불법체류하며 일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해경과 함께 나머지 도주한 일행 5명에 대해서도 추적하고 있다. 아직까지 이들 모두 도외로 달아나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공용의점 없어…불법취업 밀입국 무게
당초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해병대 9여단 등 관련기관과 합동조사를 통해 대공용의점이 있는지 들여다봤지만 간첩 침투 가능성 등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고무보트에서 발견된 비상식량 등의 물품이 모두 중국산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이 타고 온 보트가 은밀하고 빠르게 움직일 수도 없을뿐더러 구명조끼와 우의도 밝은 색상으로 보통 간첩이 침투할 때 사용하는 장비와 다르다. 선체 위성항법장치(GPS플로터)상으로도 중국에서 출발했다.
경찰은 A씨 진술을 토대로 밀입국 사건에 무게를 두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같이 제주에 온 사람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다. 중국인 브로커에게 수백만 원을 주고 보트를 타고 밀입국을 한 것이다. 과거 한번 추방당해서 정상적인 루트로는 밀입국 할 수 없어서"라고 주장했다.
보통 비행기를 타고 무사증으로 입도한 뒤 체류기한(최장 30일)을 넘겨 불법체류 하는데, 이미 지난해 1월 불법체류로 강제추방 당한 전력이 있어서 보트를 타고 밀입국했다는 것. 경찰과 해경 등 수사 당국은 도주한 나머지 일행 5명을 붙잡고 난 뒤 진술의 신빙성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8일 오전 7시 56분쯤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녀탈의장 인근 해안가에 '미확인 보트가 떠 있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보트는 90마력 선외기가 장착된 고무보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