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예능 '으라차차 멸치캠프'를 연출한 문상돈 PD가 작품 기획 의도와 제작 비화를 전했다.
9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에 따르면 문상돈 PD는 최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최다니엘·딘딘·오존·조나단을 섭외한 배경부터 독특한 피지컬 예능의 탄생 배경 등을 소개했다.
먼저, 문 PD는 작품 기획 배경에 대해 "콘텐츠를 기획할 때 막연히 떠올렸던 단어는 '무해'"라며 "무해한 사람들을 모아서 무해한 무엇인가를 해보자는 게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다 보니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은 '운동'들이 떠올랐고 이걸 같이 할 누군가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으라차차 멸치캠프'를 기획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기존 피지컬 예능과의 차별점에 대해선 "기존의 피지컬 예능들은 아무래도 '몸'에 집중하는 편이었다면 저희 프로그램은 '감정'에 집중한다"며 "운동이라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근육이라던가 멋진 몸이 아니라 어떤 것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패하고, 성공하고, 협동하고 배신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다양한 감정과 웃음들이 저희만의 차별점"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문 PD와의 일문일답.
-각 출연진을 어떤 기준으로 섭외하셨는지.
=섭외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던 무해함과 연관이 있다. 누가 봐도 무해한 사람들의 조합을 만들고 싶었다. 딘딘, 최다니엘, 조나단, 오존 모두 활동하는 무대는 조금씩 다르지만 그 분야에서는 열심히 활동하는 분들이라 제일 먼저 섭외하고 싶었던 분들이었고 운이 좋게도 다들 응해주셔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4인의 멤버들이 맡은 포지션, 또는 컨셉은 무엇인지.
=모든 출연자가 약간의 의외성을 가지고 있었다. 최다니엘은 헐렁한 사람 같아 보여도 의외로 치밀하고 계획적인 뒷심 장인이었다. 저희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의외의 체력과 정신력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딘딘은 워낙에 예능을 오래 했던 베테랑 예능인이라 전체적인 흐름을 잡아주는 사람이다. 저희 멤버들 중 둘째로, 다니엘 형을 잡아주기도 하고 반대로 동생들에게 무시당하는 다면적인 역할도 한다.
오존은 유튜브에서는 거의 당하는 역할로 나오는 사람인데 여기서는 정말 탄탄한 에이스로 거듭난다. 처음에 운동을 잘한다고 해서 흔히 남자들이 하는 허세 멘트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도 운동신경이 좋더라. 조나단은 누가 봐도 멸치가 아닌 모습의 막내인데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한계와 부딪히면서 성장형 캐릭터로 나아간다. 때로는 막내답게 징징거리다가도, 때로는 팀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리더 같은 모습으로 양면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맨손으로 달걀 깨기, 주먹으로 촛불 끄기, 제작진과 1:4 팔씨름 등 많은 미션들이 존재하는데 어떻게 개발됐는지.
=미션의 첫 번째 기준은 '일상에서 가능한가?'이다. 프로그램을 보고 집에 있는 달걀을 쥐어 볼 수도 있고, 촛불에 불을 붙여 꺼볼 수도 있다. 예능에서만 할 수 있는 거대한 세트와 특수한 장비가 필요한 미션이 아니라 최소한의 도구로 시청자도 집에서 해 볼 수 있는 그런 게임들을 준비하려고 했다. 두 번째 기준은 '얼마나 하찮은가?'이다. 하찮은 것을 목숨 걸고 하는 모습에서 나오는 재미가 저희 프로그램의 포인트라고 생각해서 '따라 하고 싶은 하찮음'을 게임의 기준으로 생각한다.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저희가 어떤 이유로 멤버들과 같이 서울의 반을 가로질러 걸은 적이 있는데, 다같이 하루 종일 걷다 보니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지?'라는 생각이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에게 들었다. 그런데 재밌게도 그래서 이 프로그램의 결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공들인 바보짓'이 이런 게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긴 시간을 걸으면서 제작진과 출연자 간의 케미가 더 좋아진 것도 사실이다.
-멤버들이 하나의 미션을 수행하면서 보여주는 끈끈함과 그 과정에서 티격태격하는 케미가 눈길을 끈다. 작품만의 핵심 웃음 포인트가 있다면.
='남고 쉬는 시간 같은 바이브'가 이 프로그램을 보는 포인트다. 이게 뭐라고 깔깔거리면서 웃기도 하고, 또 미안하다가 감동해서 울먹거리기도 하는 필터링이 안 된 감정들이 이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예능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어내는 재미나 억지 감정들이 아니라 힘든 과정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무해한 사람들의 모습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이 모든 것들이 저희 출연자들이 만들어내는 케미인데 매번 촬영 현장에서 그들의 케미가 진해지는 것이 느껴져서 제작자 입장에서도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
-작품을 보시는 분들께 단순한 웃음을 넘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촬영을 하면서 느낀 것을 말씀드리면 그냥 하다 보면 '어? 되네?' 하는 순간들이 반드시 오더라. 조나단이 늘 말하는 'Just do it'이 진짜 되는 거였구나를 매 회차 보면서 느낀다. 그런 것들을 제작자인 제가 의도한 게 아니라, 출연자들이 실제로 만들어낸 순간이라 저도 놀라움 속에서 배운다.
-가장 주목해서 봐야 할, 또는 기대해 주었으면 하는 에피소드를 꼽는다면.
=아무래도 시작을 알리는 1회, 2회가 제일 날 것 그대로의 회차라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 정말 제목 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출연자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당황스러움과, 그래도 어떻게든 뚫고 나가려는 의지들이 가득 담겨있다. 웃고 조롱하고 티격태격하다가도 누군가의 짐을 나눠서 들어주는 묘한 동료애와 감동들이 살아있으니 꼭 보시기를 부탁드린다.
30분 분량으로 이뤄진 '으라차차 멸치캠프'는 매주 금요일 오전 8시에 디즈니+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