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아이엑스(CIX)를 기획했을 때 배진영 팀이라는 생각을 저희는 안 했어요. 사실 그것('배진영 팀'이라는 수식어)들이 싫었던 건 아니에요. CIX라는 팀의 색깔은 그런 수식어보다는 저희의 유니크한 노래들과 타 그룹과는 다른 독보적인 세계관이라고 생각해요." (현석)
2019년 7월 데뷔한 CIX는 C9엔터테인먼트에서 5인조 보이그룹으로 출발했다.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 2로 탄생한 워너원(Wanna One) 멤버로 큰 인기를 끈 배진영도 원년 멤버여서 자연스럽게 '배진영 팀'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랐다. 배진영은 C9과의 계약이 종료돼 지난해 팀을 떠났고, CIX는 비엑스·승훈·용희·현석 4인조로 재편됐다.
일곱 번째 미니앨범 '썬더 피버'(THUNDER FEVER)로 올해를 시작한 CIX가 여덟 번째 미니앨범 '고 챕터 1 : 고 투게더'(GO Chapter 1 : GO Together)로 돌아왔다. 8개월 만의 컴백이자, 올해 두 번째 컴백이다. 멤버들도 팬들도 바라왔던 '1년 2컴백'이 성사됐다. 지난 2일, 서울 중랑구의 한 카페에서 CIX의 미니 8집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승훈은 "저희가 항상 지금까지 1년에 한 번 앨범을 내오다가 1년 2컴백으로 돌아오게 됐는데 그만큼 더 열심히 준비한 거 같다"라고, 비엑스는 "여러 가지 의견 공유하면서 했던 앨범이어서 좀 더 애착이 가고,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하는 앨범이기 때문에 기대해 주셔도 좋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현석은 "시작 단계에서부터 많이 참여했고, 여러 수정 사항에 저희 의견이 많이 수용됐다. 애착이 많이 가는 앨범이고 되게 새로운 느낌이 날 거 같아서 픽스(공식 팬덤명)들이 신선한 느낌을 많이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용희는 "다 같이 의견 내서 2025년 시작을 같이했는데 하반기도 잘 시작하면서 행복하게 활동하고 잘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헬로'(HELLO)와 '오케이'(OK)를 거쳐 새 시리즈 '고'(GO)를 시작한 CIX. 이번 '고 챕터 1 : 고 투게더'는 죄와 구원, 사랑의 본질에 대한 처절한 고민 끝에 얻게 된 응답과 이에 대한 이해와 확신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다.
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해 파트별로 다채로운 리듬 전개와 악기 변화가 어우러지는 '니가 궁금해'가 타이틀곡이다. 비엑스가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비엑스는 "가사는 많이 써 봤지만 (CIX) 세계관에 맞춰 쓰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사랑하는 대상을 궁금해하는 가사를 쓰는 게 고민이 많았다. 사소한 것까지 다 궁금한 걸 표현하려고 하는 게 어려웠다"라고 돌아봤다.
'니가 궁금해'의 첫인상을 두고 "저희 색깔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한 비엑스. 타이틀곡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만큼 앞으로 앨범의 메인 프로듀서 역할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묻자, "완전 노리고 있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만큼 실력이 되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체적으로 멤버들의 의견이 많이 들어간 게 특징이다. 현석은 "타이틀곡 랩 파트, 톱 라인을 저희 비엑스 형이 제작했고 퍼포먼스도 되게 많은 시안을 받았고 회사랑 같이 괜찮은 시안을 골랐다. 퍼포먼스 구성이나 포인트 안무에 참여해 창작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수록곡 4곡의 "흐름과 세계관이 밀접하게 연결"된 점이 이번 앨범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도 짚었다.
외양적으로는 성숙한 이미지를 추구했다. 비엑스는 "좀 더 성숙한 느낌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라며 "사랑하는 대상에게 '나는 너의 모든 것이 궁금하다'라고 호기심을 표현하는 곡이기 때문에, 성숙해지려고 노력한 것은 딱히 없지만 다들 스무 살 중반대이기도 해서 자체적으로 성숙해지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날개'가 중요한 오브제(상징적 기능을 하는 물체)라고 언급한 승훈은 "제대로 상의 탈의하면서 보여드려야 한다는 말을 듣고 되게 운동 열심히 했다"라며 "(저희가) 몸이 큰 편이 아닌 것 같아서 많이 먹고 운동을 더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곡이 풍기는 섹시한 분위기를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을까. 현석은 "가사의 섹시한 뉘앙스에 맞춰서 전체적인 퍼포먼스를 짰다"라며 "무대 할 때 동작과 표정에 중점을 많이 뒀다"라고 답했다. 용희는 "천국 하면 천사가 생각나서 염색했고, 상탈(상의 탈의)해야 해서 같이 운동 열심히 했다"라고 전했다.
승훈은 "이미지적으로 많이 변화를 했던 거 같다. 축구를 하면서 타기도 했지만 이미 탄 김에 좀 더 좀 더 다른 이미지로 태닝 2회 정도 했다. 머리 같은 경우는 아예 짧게, 남성스럽게 하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사실 살면서 운동해 본 적이 없다"라고 한 비엑스는 "(지금이) 제 인생 중에서 가장 몸이 좋은 시기인 거 같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비엑스는 "저는 앞으로는 벗을 계획이 없다. 무조건 나시(민소매), 최대 노출은 나시까지"라고 해 다시금 웃음을 유발했다.
원래 비엑스는 민소매를 입을 예정이었다. 그는 "팔만 키우려고 했는데 운동하면서 몸이 빠르게 좋아지더라. 회사에서 그냥 너도 (상의 탈의) 해 보는 게 어떠냐 해서, 처음에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다 같이 상탈하니까 같이 콘셉트에 맞춰서 하는 게 예쁘겠다고 해서 (저도) 했다"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8월 배진영이 빠져 팀은 4인 체제가 됐다. 5인으로선 마지막이 된 콘서트 때도 알고 있었는지 질문에 현석은 "이미 알고 있었다"라며 "몇 년 전부터 개인의 미래, 팀의 미래 등을 이야기했고 서로의 길, 서로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진영과는) 안부도 묻고 연락 자주 하고 있다"라면서도 "CIX만의 활동과 길이 있고 진영이 형만의 꿈과 길이 있을 테니까 서로 응원해 주면서 활동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한 사람분의 부재를 느끼고 있는지, 혹은 극복했는지 질문이 나왔다. 승훈은 "기다려 주시는 팬분들이 가장 걱정하셨던 것 같다. '썬더' 활동도 (팬분들께) 최대한 믿음을 주고 싶어서 열심히 했고, 이번에는 좀 더 확신을 드리고 싶다"라고 바랐다.
비엑스는 "부재가 느껴졌던 건 안무 동선을 정말 많은 곡을 수정해야 해서 그때 당시에는 조금 힘든 면도 있었지만, 정말로 원래 그랬던 것처럼 저희가 그만큼 노력하기 때문에 지금도 충분히 완벽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팀에 변화가 생긴 만큼 새로 듣고 싶은 수식어가 있을까. '역시 CIX'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한 현석은 "저희 세계관과 색깔을 되게 중시하고 많이 언급하는 편이니까, 많은 분들이 알아주시고 CIX를 딱 떠올리면 저희 팀 느낌이 생각나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비엑스는 "대체 불가"라는 수식어를 원했다.
CIX만의 팀 색깔에 관해 비엑스는 "항상 쉬운 멜로디나 쉬운 가사, 쉬운 단어 선택보다는 뭔가 항상 대체적으로 좀 어려운 편이었다. 이번에도 그걸 고민 많이 했었는데 '아, 그래도 우리가 그동안 이어온 게 있으니까 이번에도 쉬운 멜로디나 단어보다는 CIX가 했던 대로 보여드리자' 해서 이렇게 나오게 됐다"라고 전했다.
2019년 데뷔해 올해 6주년을 맞은 CIX가 느끼는 가장 '성장한 점'은 무엇일까. 승훈은 "저는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마음가짐이 성장한 거 같다. (예전엔) 내려주시면 이 스케줄 하고 저 스케줄 했다면, (지금은) 모든 스케줄에 감사함을 느끼고 소중히 간절히 하려고 하는 거 같다. 최대한 주어진 기회들에 있어서 다하려고 하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용희는 "부끄러움과 쑥스러움이 많았는데 조금씩 저를 깨가고 있는 거 같다. 팬분들에게 '인간 김용희'를 보여주는 게 많이 성장하지 않았나"라고 밝혔다. 비엑스는 "운동해서 좋아진 몸"을 들며 "인생에서 운동을 정말 싫어했는데 이 정도로 (운동을 향한 마음이) 호감으로 변한 것도 되게 큰 변화"라고 답했다. 현석은 "아이돌로서든 배우로서든 모든 능력치가 많이 성장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목표로 승훈은 "성적이나 결과가 당연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대를 좋아하고 하고 싶고, 팬분들께 믿음과 확신을 주는 것도 너무 이루고 싶지만 대중분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아 단독 공연장이 좀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워낙 큰 공연장에서 하고 싶다는 꿈이 있어서 그 목표에 한 발짝 다가가고 싶다. 국내에서는, 콜드플레이(Coldplay)가 공연한 고양(종합운동장)도 꿈이고, 해외에서는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가 K팝 가수 최초로 공연한 토트넘 구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