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지뢰밭' 대치정국…李-장동혁 독대 '분수령'

연합뉴스

여야 대표가 8일 이재명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 하지만 모처럼 성사된 '대화의 장'이 무색하게, 정기국회 진행과 맞물려 원내 대치는 더 심화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더 센 특검법' 본회의 처리를 검토 중인 데다, '권성동 체포동의안' 표결도 임박했다.

'더 센 특검법' 처리 벼르는 與…'권성동 체포동의안'도 뇌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 기업 직원 구금 사태와 관련해 열린 외교 현안 대책회의에서 사태 해결에 이재명 대통령이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오는 11~12일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겨눈 특검 수사를 확대하는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일각에선 11일 예정된 이 대통령의 '취임 100일 회견'을 의식해 여당이 자체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되나, 고삐를 풀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이보다 앞선 9~1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는 '내란 종식'을 내세운 민주당의 공세와, '야당 탄압' 구호를 앞세운 국민의힘 반격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교섭단체 연설이 끝나는 대로 최대한 빨리 본회의 개최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9일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체포동의안도 보고된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달 28일 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특검은 권 의원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현안 관련 청탁과 함께 현금 1억 원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권 의원은 '민주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자'며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상태다. 다만 특검 수사의 당위성을 전면 부정하는 입장이라, 표결 결과와 무관하게 여야 공방엔 불이 붙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체포동의안은 국회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에 부쳐진다. 10일에는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이 예정돼 있어 11일이나 12일에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李대통령 만나는 장동혁…'강공' 속 여야정 협의체 언급도 관심사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가 8월 23일 한일·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이렇게 곳곳이 '지뢰밭'인 가운데, 이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간 독대가 얼어붙은 정국을 녹일 유일한 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는 8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포함한 '3자 오찬회동' 직후 이 대통령과 일 대 일 대화를 이어간다.
 
'강경 일변도'로만 가기엔 상황이 그리 간단치 않다. 특검법안의 국회 법사위 일방 통과, 내란특별재판부 추진 등 이슈 자체로만 보면 공세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만으로 민주당의 입법 독주 자체를 저지하긴 힘든 탓이다.

장 대표 역시 "투쟁이 곧 혁신"이라면서도 '협치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따라서 기존 노선을 유지하되, 실리도 취할 수 있는 적정선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게 당내 분석이다.

큰 틀에서 장 대표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교민 구금사태'와 여당의 '입법 폭주' 관련 비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 300여 명의 안위가 걸린 '무더기 구금'의 경우, 상황이 완전 종료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게 국민의힘의 입장이다. 지도부는 이번 사태가 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지 불과 열흘 만에 벌어진 일임을 들어, 한미 정상회담에 결부해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장 대표는 전날 이 대통령을 향해 "왜 나서야 할 장면마다 보이지 않는 건가. 지금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특검법안 등에 대해선 이 대통령의 중재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 대표는 민주당의 '내란정당'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진짜 의중'에 관해 따져 물을 의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한 번 만나주는 게 다냐, 막상 국회에 복귀하면 아무것도 변화가 없는데 대통령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의 얘기가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국민의힘과는 '악수도 하지 않겠다'던 정청래 대표의 태도도 문제 삼을 전망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민생 문제를 풀려면 기본 전제가 야당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우리(국민의힘)가 '내란 정당'이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기에 이런 문제인식들을 언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야·정 국정협의체 구성' 제안도 장 대표 측 고민거리다. 장 대표는 향후 여야정이 상시로 대화할 수 있는 협치 채널이 있어야 한다는 의지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내에선 "(수용 가능성을) 열어놓은 정도", "우리가 먼저 요구할 이유는 없다" 등의 회의적 기류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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