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사상 첫 '국외 태생 혼혈 태극전사'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미국을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카스트로프는 후반 18분 김진규(전북 현대) 대신 그라운드를 밟으며 첫선을 보였다.
2003년 독일 뒤셀도르프 출생인 카스트로프는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외국 태생의 혼혈 선수가 남자 축구 성인 대표팀에 뽑힌 건 처음이다.
역대 혼혈 선수로 한국인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장대일, 한국인 어머니와 주한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강수일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출생지가 한국이다.
카스트로프는 독일 16세 이하(U-16) 대표팀부터 시작해 각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독일 국가대표팀으로 A매치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성인 국가대표팀으로 독일이 아닌 한국을 선택할 수 있었다.
홍명보 감독 등 대표팀 코치진은 올해 초 유럽 출장 중 카스트로프의 경기를 지켜보는 등 꾸준히 기량을 점검했다. 또 카스트로프는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최근 소속 협회를 독일축구협회에서 대한축구협회로 변경했다.
이날 카스트로프는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데뷔전에서 적극적인 몸싸움과 거친 태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은 손흥민(LA FC)의 선제골과 이동경(김천 상무)의 추가 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