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 타격 가능 무기들과 '반서방 리더' 시진핑의 탄생
2025년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행사는 북중러 정상(시진핑, 김정은, 푸틴)이 66년 만에 한자리에 모인 '역사적인' 장면으로 주목받았다. 행사에서 둥펑(DF) 계열 극초음속 미사일 등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무기들이 대거 공개되었으며, 중국의 군사 현대화와 파격적인 무기 체계가 전시됐다. 김정은이 시진핑의 왼편에 선 모습은 2015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비견되며, 한반도 지도자들의 전승절 행사 입장 변화가 '대우'의 성격과 국제정세의 상징성을 시사했다.이번 행사와 연설 메시지는 직접적으로 미국이나 트럼프를 언급하지 않으나, '현상 변경은 우리가 아니라 미국'임을 에둘러 전달하는 중국의 전략적 언행이 짚어졌다. 시진핑은 반서방 연대의 리더이미지, 국제적 위상 제고, 위안화 물물교환 시스템 실험 등 큰 명분과 실리를 얻은 것으로 평가되고 푸틴은 에너지 파이프라인 등 실질적 경제적 이득, 러시아-중국 간 전략 물자 교역 확대를 확보했다. 북한은 존재감과 중국·러시아와의 전략적 입지 강화, 김주애의 등장 등으로 홍보 면에서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동쪽 바람'으로 서방에 대항한다
전승절 무기 공개의 의도는 미중 간 경제·군사 패권 경쟁 하에서 '중국이 미국 본토도 공격할 능력을 갖추었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중국의 둥펑 계열 미사일은 기존 포물선 탄도 미사일과 달리 눈과 인공지능을 탑재했고, 궤도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미국의 요격망을 뚫을 가능성이 주목받았다. 동풍(둥펑)은 마오쩌둥의 발언(동쪽 바람이 서쪽 바람을 물리친다)과 제갈공명의 동남풍 스토리(적벽대전) 등이 이름에 담긴 상징성을 갖고 있으며, 중국이 '동쪽 바람'으로 서방을 대항한다는 정치적 메시지도 다수 논의된다.
북중러 '반미연합'은 같지만 이해는 다르다
북중러 세 정상이 한 자리에 선 장면은 '반서방 결속'으로 분석되나, 실제 이해관계는 셋이서 침대에 누워 다른 꿈을 꾸는 동상이몽에 가깝다. 중국이 중심이 되어 동등한 동맹이 아닌 '상하관계의 다자연맹'을 연출했으며, 러시아와 북한은 전략적으로 급박한 상황에서 중국과 개별적으로 협력하는 구조가 부각됐다. 셋 모두 미국 변수 앞에서는 연합하나, 이념적·국가적 이해는 상이하여 북한의 핵이나 러시아와의 종주국 헤게모니 경쟁 등 다른 갈등 요소도 포착된다.
북한의 경제적 취약성을 중국이 석유로 통제할 수 있다는 현실과, 러시아-북한의 군수물자 교역이 중국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다는 복합적 관계 및 대우의 의미도 살펴볼 만하다. 전병서 소장은 김정은의 예측불가능성, 석유 송유관이 북한의 생명줄임을 분석하면서 북중 관계의 실질적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실례로 제시했다.
대중 견제모임(쿼드)에 속한 인도, 반미 모임에도 참석한 배경
인도 총리 모디의 행사 참석은 미국·중국 사이에서 박쥐 외교(양다리 전략)가 뛰어난 사례로 소개되어, 강대국 사이 현실적인 외교 방식을 시사했다. 인도는 쿼드 동맹으로 미국·호주·일본 등과 아시아 태평양 전략을 펼치나, 동시에 관세 드라이브로 인도를 압박하는 미국에 반발하고 중국과 협력하며 '적의 적은 친구' 전략을 활용하는 점이 강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