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과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순직해병 특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참모였던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을 지난 3일 직권남용 및 모해위증 혐의 피의자로 전환해 입건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5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그간 수사진행 결과를 종합할 때 박 전 보좌관을 피의자로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다음 주부터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현역 군인(현재 56사단장)인 박 전 보좌관이 수사를 방해하거나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고 보고 특검법 제2조2항에 따라 이날 국방부에 직무배제를 요청했다. 국방부를 이를 받아들였고 박 전 보좌관은 직무에서 배제됐다.
박 전 보좌관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는 채상병 사건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조사 과정에서, 모해위증 혐의는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의 항명죄 재판에서의 진술과 연관돼 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박정훈 대령이 2023년 8월 경찰에 이첩한 채상병 사건을 회수한 뒤 수사기록을 재검토했다.
당초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에서는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자로 특정했지만, 국방부 조사본부는 대대장 등 중령 2명만 혐의자로 적시해 사건을 경찰에 재이첩했다. 임 전 사단장은 최종적으로 혐의자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 과정을 총괄한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는 혐의자를 줄이라는 '외압'을 행사한 국방부 간부로 박 전 보좌관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보좌관은 2023년 8월 조사본부가 채상병 순직 사건을 재검토한 기간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핵심 참모였다.
특검팀은 지난 7월 28일과 30일 박 전 보좌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편 특검팀의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개신교계 구명 로비'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나와 조사받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특검팀은 구체적인 조사 일정 등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월 김 목사 자택과 극동방송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2023년 7~9월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 전 장관, 임 전 사단장 등과 여러 차례 통화한 내역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