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존자다' PD "JMS 변호사 피해 녹취 유출로 기소…메이플 끝까지 버텨"

좌측부터 정명석, 정조은. 넷플릭스 제공

"대한민국 사회의 잔혹함을 메이플 사건을 통해서 직접 목격한 것 같아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생존자다'를 연출한 조성현 PD가 JMS(기독교복음선교회) 성범죄 피해 녹취 파일을 피고인 정명석 측에 복사하도록 용인한 재판부를 작심 비판했다.

조성현 PD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한민국 사법부가 여성 피해자들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봤다"며 "메이플이 피해를 입던 순간을 녹음한 파일이 있는데 저희 방송에서는 일부만 공개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금도 가장 화가 나는 건 저희가 그때 쓰지 않았던, 더 추악하고 참혹한 내용들까지 2심 재판부, 대전고법이 JMS 측에 넘겨줘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해자, 그러니까 피의자의 인권 그리고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한다라는 이유로 그런 일들을 저지르더라"며 "메이플이 재판부에 직접 전화를 해서 '자기가 소를 취하하겠다. 그러니까 차라리 그것을 절대로 공유해 주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복사해 주더라.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JMS를 변호했던 변호사는 문제의 파일을 유출해 현재 기소된 상태라고 한다.

조 PD는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 때 우리나라는 사법부에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라며 "기소된 변호사만 문제냐. 재판부는 어떤 책임을 가져야 하느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화가 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메이플이 진짜로 포기할 줄 알았는데, 끝까지 버텼다"며 "제가 메이플에게 '너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좀 알았으면 좋겠다', '너의 용기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찾게 됐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플이 고소할 때만 해도 단 한 명도 없었지만, 혼자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한 사람, 한 사람 고소인들이 나와 20명이 넘는 피해자가 나왔다"며 "한 명의 용기가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날 함께 출연한 홍콩 국적의 피해자 메이플은 최근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 자신이 겪은 경험을 책으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이 지나간 얘기, 과거의 얘기를 흔적으로 남기고 사람들에게 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며 "이 흔적은 사람들에게 이단이 과연 어떤 것인지, 어떻게 빠지게 되는지, 그 안에서 세뇌의 과정은 어떤지 그런 것들 좀 알았으면 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앞서 지난 2023년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는 JMS와 정명석의 이면을 파헤쳐 주목을 받았다.

최근 공개된 후속작 '나는 생존자다'는 JMS 정명석과 맞서 싸운 피해자들의 끝나지 않은 고통을 비롯해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과 지존파 연쇄 살인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의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공개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1월 준강간, 준유사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정명석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15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10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등도 원심과 같이 유지됐다. JMS 2인자로 알려진 정조은 역시 징역 7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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