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정상 오늘 천안문 망루 올라 反트럼프 세과시

베이징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오른쪽은 베이징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망루 위에 66년 만에 북한과 중국, 러시아 정상이 한 자리에 나란히 선다. 이들이 연출할 반미 연대전선이 한미일 협력에 맞선 '신냉전' 구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냉전의 맹주로 자리하려는 중국 주도의 새로운 국제질서 개편에 서막이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26개국 정상 앞 '美본토 타격' 무기 과시

중국은 3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항일전쟁 및 세계 반 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개최한다. '역사를 기억하고 선열을 기리며 평화를 사랑하고 미래를 창조한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열병식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부터 약 70분 동안 진행된다.
 
2일 중국 베이징역 앞 경계가 삼엄하다. 연합뉴스

올해 열병식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26개국 정상이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한다.
 
중국은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으로 하는 둥펑(DF) 계열 미사일들을 대거 공개하며 전력을 과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둥펑-26D의 최대 사거리는 5천km 정도로 '제2 도련선'인 괌까지 도달 가능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에 맞서는 무기로 평가받는다.
 

북중러 한자리 '역사적 장면'…'반미 빅텐트' 좌장 노리는 中

함께 산책하는 중러 정상.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역사적 장면도 연출된다.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아우르는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의 결집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서방 주요국 정상은 참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열병식은 미국 패권 중심 국제질서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빅텐트'로 평가된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 1일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성명에서도 드러났다. 회원국들은 '톈진선언'에서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공정하고 포용적이며 차별 없는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방어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명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무역을 정면 비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자 간 시스템을 뒤흔드는 것을 기회 삼아 시 주석은 국제 질서를 재해석하면서 다극화된 세계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자외교 데뷔하는 김정은, 방중 직전엔 ICBM 개발 공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현지시간 오후 4시 중국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딸 주애, 조용원·김덕훈 당 비서, 최선희 외무상 등이 동행했다. 연합뉴스

이번 열병식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다자외교 데뷔전으로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철통보안 속 전날 오후 전용열차를 타고 베이징에 도착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중국 출발 직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연구소를 방문해 '화성 20형' 개발계획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다자무대 데뷔를 앞두고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무기를 과시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노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의도에 △북중관계 복원을 통한 대외적 운신 폭 확대 △중국의 경제적 지원 견인 △러시아 편중 외교 탈피 등을 모색하는 시도로 평가했다. 또한 북미대화를 염두에 두고 중국의 지지와 미국의 태도 변화를 유인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다자외교 데뷔는 북중러 3국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파격적 행보"라며 북중·북러 정상회담도 열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북중러 3국 정상회담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