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의 시간 '신천지 의혹' 쟁점 ② 로비 의혹





감염병예방법 위반,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2020년 11월 12일 오후 수원구치소를 나서고 있는 모습.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는 보석보증금 1억 원을 납입하는 조건으로 이 교주의 보석을 허가했다. 이한형 기자

[앵커]

이단 신천지가 교주 이만희와 조직을 지키기 위해 정치권과 법조계, 세무 당국을 대상으로 적극 로비에 나선  정황이 드러난만큼 특별검사팀의 수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다소 복잡해 보이는 신천지의 각종 로비 의혹들을 정리했습니다.

장세인 기잡니다.

[기자]

20대 대선을 앞두고 신천지가 정치권에 접근한 건 이만희 교주를 지키고 조직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만희 교주는 2020년 8월, 코로나19 방역 방해 혐의로 구속되기 직전, 신천지 고위 간부들에게 대권주자들과 접촉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녹취] 이만희 교주 / 신천지(2025년 3월 20일 자 리포트)
"얼마나 멍텅구리한 게 욕심 많은 대권주도자들이라는 것이다. (중략) 신천지가 손 잡고 있는 사회단체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나 우리 여성그룹만 해도 우리 사회단체에 전부 외부에 뭐고 손잡은 것이 몇 백 개인지 아나..이 사람들이 뭘 모르는 멍청이 바보들이라"

이만희 교주는 자신이 만든 로비 전담 조직, '상하그룹'을 향해서도 정치, 법조계와 접촉하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만희 신천지 교주 / 2020년 8월 구속 전 육성
"국회의원들도 만나고 청와대 있는 사람들도 만나고 그리고 판사를 만나고 이렇게 해서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해 나가면 되지 않겠나…조용히 귀신도 모르게 그렇게 해 나가야 된다고 했다"

실제 정치권 접촉 사례도 드러났습니다.

20대 대선 직전 윤석열 후보와 독대했던 한국근우회 이희자 회장은 방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던 이만희 교주에게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선생님의 병보석을 받아 모시고 나오도록 목숨을 걸겠다"고 자필 편지를 보냈습니다.

법조계를 상대로 한 로비 정황도 이어졌습니다.

신천지 2인자였던 고동안 전 총무는 자신이 경찰, 판검사들과 접촉해 로비를 했다고 한 여신도에게 말했습니다.

[녹취] 고동안 전 신천지 총무(2022년 3월 7일 자 리포트)
"그동안 내가 일한 게 총회 총무로만 일한 게 아니잖아. 선생님 옆에서 경찰이다 뭐다 섭외하고 판검사 그쪽에 로비하고 이랬던 것 몰라?"

실제 이만희 교주는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횡령,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됐다가 같은 해 11월 병보석으로 풀려났고 각종 혐의에 대해 집행유예와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녹취] 고동안 전 신천지 총무(2022년 3월 7일자 리포트)
"김OO 기소시키려고 변호사들 다 찾아다니고 거기에 맞는 사람들 다 연결시켜가지고 일하고, 그거 다 통화한 거 상대방들 텔레그램 그 모든 게 싹 다 남아서 변호사법 위반에 공무집행 방해죄에다가 감염예방법에다가 선생님(이만희) 거기다가 횡령에다가 이거 검사 구형 때리면 20년도 넘어. 근데 이거를 가까스로 막아왔어"

세무 당국을 향한 로비 시도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고 전 총무의 녹취에는 조세심판원 관계자에게 3억 원을 건네 검찰 수사를 무혐의로 돌리려 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녹취] 고동안 전 신천지 총무(2022년 3월 31일자 리포트)
"코로나로 연기해서 상임위원회를 바꿔야 한다. 우리는 하겠다. 일단은 한 달 연기시켜서 그 팀이 보류 결정을 내주면 우리가 3억을 주는 건데요. 보류 결정이 뭐냐면 검사 손에서 무혐의가 날 때까지 잡아주고 있는 거예요."

2020년 코로나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이 진행한 신천지의 탈세, 횡령의혹 특별 세무조사 결과는 신천지 유관단체에 대한 48억 원 과세, 이만희 교주에 대한 약 10억 원 세금 추징 외에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CBS가 신천지 로비 정황에 대한 녹취와 내부 문건 등을 입수해 보도를 이어가자 신천지 측은 천지일보를 통해 탈세 무마 로비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당시 존폐 위기에 처했던 신천지가 교주와 조직을 위해 정치권부터 법조계, 세무당국까지 로비를 벌인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신천지를 향한 특검 수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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