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도 SCO '반미연대' 과시…美 이란 공격 규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모인 참가국 정상들. 연합뉴스

중국이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분야 다자 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1일 미국의 이란 공격 규탄, 그리고 다자주의 지지 등 미국을 견제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놨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전날부터 양일간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이같은 내용을 담은 '톈진 선언' 채택했다.

회원국들은 톈진 선언에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갈등이 계속해서 확대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거듭 표명한다"면서 "2025년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 공습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자력 에너지 시설을 포함한 민간 시설에 대한 이러한 공격적인 행위는 민간인 사상자를 초래했으며, 국제법과 유엔 헌장의 원칙과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이자 이란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회원국은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공정하고 포용적이며 차별 없는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방어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어 "이를 통해 개방적인 세계 경제의 발전을 촉진하고, 시장에 대한 공정한 접근을 보장하며, 개발도상국에 대한 특별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제공할 것"이라며 다자 무역체제 지원을 공언했다.

그러면서 "회원국은 경제적 성격을 포함한 일방적 강압 조치에 반대한다"며 "이러한 조치는 유엔 헌장과 기타 국제법 규범, 세계무역기구의 규칙과 원칙에 위배되며,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공정한 경쟁을 훼손하며, 국제 협력과 유엔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달성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은 물론 전세계를 상대로 벌이는 관세전쟁을 '일방적 강압 조치', 즉 일방주의로 규정해 비판하고, 다자주의 수호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날 열린 SCO 정상 이사회 기조연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올바른 2차대전 역사관을 발양하고 냉전적 사고방식과 진영 대결, 괴롭힘 행동에 반대해야 한다"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시 주석은 이와함께 안보 위협과 도전에 대응하는 종합 센터와 마약 대응 센터 가동, 그리고 SCO 개발은행 설립 등을 주장하며 "회원국의 안보·경제 협력에 더 힘 있는 지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SCO 회원국을 대상으로 단기 자금 등을 지원하는 100건의 민생 프로젝트, 그리고 올해 안에 20억위안(약 3천900억원)의 무상 원조, 향후 3년 동안 회원 은행에 100억위안(약 1조 9500억원)의 신규 대출 등을 약속했다.

SCO 정상회의는 2001년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으로 출범한 다자 협력체이다. 이후 인도·파키스탄·이란·벨라루스 등 4개국이 정회원국에 추가됐다. 그밖에 옵서버 2개국, 대화 파트너 14개국을 포함해 전체 구성국은 26개국이다.

회원국 대부분이 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나라들이다. 특히, 올해는 미국으로부터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받은 인도까지 친중 대열에 합류하면서 SCO 정상회의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반미 연대' 세과시의 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SCO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틀 뒤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가해 세과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열병식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참석하기로 해 냉전시대 종료 이후 처음으로 북중러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이 연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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