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이 병·의원이나 약국 등에서 지출한 개인 의료비가 200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보건복지부와 연세대 의료·복지연구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동 연구해 발간한 '2023년 국민보건계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의료비 잠정치는 196조 638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개인 의료비(Personal Health Expenditure)는 집합보건의료비(Collective Health Expenditure)와 함께 '국민의료비'를 구성한다. 개인 의료비는 병·의원 진료나 약국 이용 등 개인에게 직접 제공되는 서비스·재화에 대한 지출을 뜻하며, 집합보건의료비는 예방사업·보건행정 등 공중을 대상으로 하는 지출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의료비는 2022년 205조 4880억 원에서 2023년 203조 4200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전반적으로는 1970년 이후 매년 최고치를 경신해왔다.
지난해 국민의료비는 213조 1090억 원으로 처음 210조 원을 넘어섰으며, 1인당 의료비도 처음으로 400만 원대를 기록해 412만 1천 원(잠정치)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1970년대 연평균 33.8%의 증가율을 보이던 의료비는 1980년대 19.7%, 1990년대 14.0%, 2000년대 12.2%, 2010년대 8.2%, 2020년대(2020-2023년) 6.7%로 증가 폭이 둔화됐다"며 "2020년대에 들어온 후의 연평균 의료비 증가율 6.7%는 과거보다 낮아진 수준이나, 같은 기간의 일반 경제의 증가율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국민의료비 중 개인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92.3%였다. 개인 의료비는 1970년 680억 원에서 출발해 50여 년 만인 지난해 2892배로 증가했다. 특히 개인 의료비는 2015년 처음 100조 원을 돌파한 뒤 9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세부 항목별로는 입원 진료비가 69조 335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외래 진료비 67조 9620억 원, 의약품 등 지출 42조 7380억 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급속한 인구 고령화는 계속적인 의료비 증가의 주요한 원인이 되며, 간병의 사회화에 따른 비용 증가는 향후 의료비 증가의 잠재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