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SCO 정상회의 개막…'美 비판' 성명 채택 여부 주목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기념촬영. 연합뉴스

중국이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분야 다자 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31일 중국 톈진에서 개막됐다.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는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각국 정상들도 대거 참석해 중국을 중심으로한 '반미 연대' 세과시에 나서고 있다.

이날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해외 정상들이 SC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전날부터 속속 톈진에 도착했다. 중국 측은 이번 회의에 20개 이상의 회원국 정상, 그리고 10개 국제기구 수장들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으로 날아온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을 만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시 주석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캄보디아, 이집트, 미얀마, 네팔,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등의 국가정상과 잇따라 회동했다.

시 주석은 이날 지난 2018년 6월 이후 7년여 만에 중국을 찾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만났는데, 두 사람은 양국간 관계발전과 협력강화에 뜻을 같이 했다. 시 주석은 모디 총리에게  "상호 성공을 위한 선린우호적 동반자가 되자"면서 전략적 소통 강화 등을 제안했다.

특히, 모디 총리는 국경분쟁 해결책 모색 등 양국간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관계개선 움직임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양국 관계는 긍정적인 궤도로 돌아왔다"면서 "인도와 중국은 적대국이 아닌 동반자이며, 의견 차이보다는 공감대가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SCO 정상회의는 2001년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으로 출범한 다자 협력체이다. 이후 인도·파키스탄·이란·벨라루스 등 4개국이 정회원국에 추가됐다. 그밖에 옵서버 2개국, 대화 파트너 14개국을 포함해 전체 구성국은 26개국이다.

올해 SCO 정상회의는 이날과 다음달 1일 양일간 톈진에서 개최되는데 사상 최대 규모라는게 중국 측의 설명이다. 또, 이번 회의에서 'SCO 향후 10년 발전 전략'을 비준하고, '톈진 선언'과 '제2차 세계대전 승리 및 유엔 성립 80주년 성명' 등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중국 측은 밝혔다.

이런 가운데 톈진 선언에 미국의 보호주의와 일방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길지도 주목된다. 주최국인 중국은 물론 SCO 정상회의 참가국 가운데 상당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고율 관세를 부과받은 만큼 미국의 대외정책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무역협상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25%의 상호관계를,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다는 이유로 25%의 추가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등 총 50%의 관세폭탄을 투하했다. 이에 인도가 강하게 반발하며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연합뉴스

유라시아그룹의 제레미 찬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도가 공동 성명을 지지한다면 이는 SCO 편에 더욱 서겠다는 의사를 시사한다"며 "(성명에)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표현이 담길 경우 이는 인도가 중러 쪽으로 유의미하게 가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여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를 걸고 넘어지며 관세폭탄을 투하한 만큼, 내친 김에 이번 회의를 계기로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와 수입국인 중국.인도 정상이 만나 '반트럼프 에너지 삼각협력'을 형성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전용기편을 통해 톈진에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은 SCO 정상회의 폐막 뒤에는 베이징으로 건너가 다음달 3일 열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 등 행사'에도 참석한다.

열병식에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참석해 냉전시대 종료 이후 처음으로 북중러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면이 연출된다. 이날 톈안먼 망루에 시 주석 양쪽에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나란히 자리해 열병식을 참관하는 모습이 전세계로 타전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간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는데 두 사람은 지난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진행된 미러 정상회담 결과,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트럼프발 관세전쟁, 그리고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협력 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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