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 14.9%…'식수 마지노선' 무너져

강릉시, 수도계량기 75% 잠그고 제한 급수 본격 시행

지난 30일 강원 강릉시 대관령샘터에서 시민이 물통에 식수를 받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에서 운영하는 대관령샘터는 대관령 지하 암반수를 취수해 수처리 과정을 거쳐 시민에게 식수를 제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강릉시 일대가 전례 없는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물을 더 공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떨어졌다.

31일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5분쯤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4.9%로, 전날 15.3%에서 0.4%p 떨어졌다.

오봉저수지 뿐 아니라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는 영동 일대 저수지 곳곳마다 '빨간 불'이 켜졌다.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은 평년대비저수율이 40% 아래로 떨어지면 빨간 색으로 표시한다.

향호저수지 저수율은 16.7%, 미로저수지 18.8%, 현남저수지 23.1%, 사천저수지 23.7%, 동막저수지 28.3%, 신왕저수지 25.1%로 30%를 넘지 못한 곳들이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식수 공급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저수율 15% 선이 무너지면서 강릉시는 수도 계량기 75%를 잠그는 제한 급수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극한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나고 있는 강릉 오봉저수지. 전영래 기자

앞서 시는 저수율이 25% 이하로 떨어진 지난 20일부터 아파트를 비롯해 5만 3485가구의 계량기 50%를 잠그는 제한 급수로 절수 조치를 시행해 왔다.

또 '3일 공급·7일 제한' 방식으로 이뤄졌던 오봉저수지의 농업용수 공급도 전날부터 중단했다. 23~29일 공급 제한 기간이 끝난 지난 30일 공급이 재개돼야 했지만, 저수율이 15% 가까이 떨어지자 농업용수를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오봉저수지 외에도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는 10곳 있다.

정부는 전날 강릉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자연 재난으로는 처음이다. 오봉저수지를 둘러본 이재명 대통령은 장단기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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