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없어요" 비만약 '마운자로' 불티…부작용은 주의해야

마운자로 출시 보름…초기 물량 이미 동나
위고비보다 감량 효과 커…미국 시장서 1등
위고비 가격경쟁에 가격도↓…공급가 20만원 초반
시장 성장에도…오남용 및 부작용 주의해야
처방 없이 해외 직구하거나 '쪼개기 주사'도

비만약 '마운자로'. 일라이릴리 제공

"물량이 들어오자마자 동나서 재고가 없습니다. 기존 처방 환자들도 예약을 걸어둬야 하는 상황이에요" 
-서울 종로구의 A약국-

마운자로 뜨거운 인기…위고비 가격 경쟁에 시장 문턱↓

약 보름 전 한반도에 상륙한 한국릴리의 비만·당뇨 치료제 '마운자로'의 인기가 매섭다. 특히 치료 시작 용량에 해당하는 2.5mg를 찾는 환자가 몰리면서 서울 곳곳에서는 재고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29일 기준 비대면진료 앱 닥터나우 기준으로 서울에는 마운자로 재고를 보유 중인 약국이 10곳 내외로 나온다. 비만치료제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재고를 찾는 문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마운자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와 GIP(위 억제 펩타이드)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작용제다. 이 때문에 기존에 국내에서 사용되던 GLP-1 단일 작용제인 위고비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제조사 일라이릴리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임상에서 72주 투여 시 체중 감소 효과가 최대 22.5%에 달한다. 이는 68주 투여 시 14.9% 체중이 감소한 위고비보다 높은 수치다. 강력한 효과로 마운자로는 미국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노보노디스크를 따돌리고 점유율 57%를 차지하며 무섭게 성장 중이다.

여기에 위고비가 가격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장 진입의 문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앞서 마운자로는 출시 당시 위고비 가격 대비 최대 25%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했다. 이를 통해 초기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위고비가 이번달 14일부터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며 기습 견제에 나섰다. 차등가격제로 인해 위고비 시작 용량의 경우 40%대의 높은 할인율이 적용됐다. 그 결과 두 제품의 공급가는 저용량 기준 20만원 초반에서 경쟁하게 됐다. 환자 입장에서는 비만치료제에 접근하기가 더 용이해진 것이다.

마운자,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확대 촉진하나

업계에서는 마운자로가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위고비 외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환자들의 선택권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마운자로의 경우 당뇨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체중 조절을 원하는 당뇨병 환자의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마운자로는 전세계적으로 많이 판매됐고 효과와 안전성이 많이 홍보됐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마운자로로 치료를 시작하려는 환자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비만치료제 처방은 최근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위고비가 출시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한 처방전 수는 모두 39만5379건이다. 위고비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정확한 처방 건수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환자의 투약 이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DUR 기록을 통해 그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위고비 DUR 처방전 수는 지난해 10월 1만1368건이었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올해 6월에는 8만4848건까지 뛰었다.

오남용 및 부작용은 주의해야…췌장염, 담석증 위험

연합뉴스

다만 비만치료제 열풍에 따른 오남용 및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나,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1개 이상 체중 관련 동반 질환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이에 따라 의사의 진료와 처방이 필수다.

하지만 비만치료제가 단순히 살 빼는 약으로 인식되면서 미용 목적으로 처방 받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비만치료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BMI가 30에 훨씬 못 미치는 데도 마운자로 처방을 받았다는 경험담이 속속 올라온다.

처방 없이 해외에서 직구를 하거나 개인 간 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일각에서는 고용량을 처방 받은 뒤 환자가 이를 임의로 나눠서 주사하는 방식도 소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만치료제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반드시 진료와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해당 비만치료제는 오심·구토·설사 같은 위장관계 이상반응과 주사 부위 발진, 저혈당, 급성췌장염, 담석증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일부 비만치료제의 경우 갑상선 수질암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투여가 금지돼 있어 의료 전문가 상담이 필수다.

식약처 관계자는 "비만치료제를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지정해 부작용 사례를 수집·평가하고, 온라인 불법 광고·판매 행위를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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