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3일 중국의 이른바 '전승 80주년 열병식'을 참관하기로 하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과 이동 수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지난 2019년 1월 이후 6년 8개월 만이기 때문에, 천안문 망루에 올라 열병식만을 참관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김 위원장의 일정과 관련해 "베이징에서 중국과의 정상회담이 있을 수 있고 러시아와 정상회담도 있을 수 있으며, 또 다른 포맷(형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처음으로 참가하는 다자외교무대인 만큼 전승절 행사 참관만이 아니라 중국은 물론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다른 정상과의 회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모두 네 차례 중국을 방문했는데, 두 차례는 3박 4일 일정, 나머지 두 차례는 1박 2일 일정이었다.
과거 중국방문은 다자외교무대가 아닌 양자관계의 방문이기 때문에 회담과 만찬 등으로 일정은 거의 유사했지만, 이동수단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방문기간이 달랐다. 즉 전용열차를 이용할 때는 3박 4일, 전용기인 참매 1호를 이용할 때는 1박 2일이 걸렸다.
김 위원장은 다만 지난 2018년 5월 7일과 6월 19일 각각 1박 2일의 일정으로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할 때 전용기인 참매 1호를 이용하면서도 그 사이인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상가포르로 갈 때에는 보안과 안전 등의 이유로 중국 항공기를 빌린 바 있다.
참매 1호는 옛 소련에서 제작된 일류신 여객기를 개조한 구식 여객기로 안정성 논란이 일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이후 김 위원장의 모든 해외방문은 전용열차로 이뤄졌다. 지난 2019년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베트남 하노이 방문,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2023년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문에서 김 위원장 일행은 전용열차를 탔다.
참매 1호 이용이후 7년이 지나 노후화가 더 진행됐을 것으로 보이고 그 간의 해외방문 역시 전용열차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방중도 열차 이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에서도 전용열차를 이용한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에 무게를 실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전승절 열병식 참관에 더해 다른 외교 일정을 수행해야 하고, 또 열차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소 3박 4일 이상의 일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전용열차를 이용한 중국 방문의 경우 김 위원장이 베이징 도착 직전이나 도착 이후에 관영통신의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내외 매체를 통해 방문사실을 이미 예고했기 때문에 대대적인 환송 행사와 이에 대한 보도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폭탄테러에도 뚫리지 않는 안전성, 최고 수준의 무장과 통신 장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차량도 열차에 실을 수 있고, 집무실과 침실은 물론 회의를 위한 객실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