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의 상고심을 앞두고 구청 직원들이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 작성을 요구받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고위간부급은 "한 차례 논의했을 뿐 지시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29일 부산 동구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동구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김진홍 동구청장을 선처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 작성이 시작됐다. 5급 이상 공무원부터 시작해 6급 팀장 등 하위 직급으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탄원서는 종이 한 장 분량으로 자필 수기 형태로 작성됐으며, 뒷장에는 이름과 인감증명서 등이 표기됐다.
이에 구청 내부에서는 자율을 빙자한 '강제 작성'이라는 취지의 반발 목소리가 잇따랐다. 전날 노조게시판에 "탄원서 제출은 자율인데 저희는 협박으로 보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자 댓글로 "자율이면 대법원에 보내야지 왜 부서에 제출하나. 무슨 충성 맹세 확인하는 거냐", "부당한 건 좀 하지 말자", "다들 투덜투덜하며 마지못해 쓰더라"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동구 측은 탄원서 작성을 한 차례 논의하긴 했으나 직원들에게 강요하거나 지시한 바 없고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어 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장승희 동구 부구청장은 "지난 25일 열린 정책회의 이후 티타임에서 관련 제안이 나와 한 차례 의논해 본 게 전부다. 추후 검토해 본 결과 공직선거법 저촉 소지가 있어 하지 않기로 했는데 어떻게 작성이 시작된 건지 잘 모르겠다"며 "내부에서 강제로 지시가 있었던 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 구청장은 2022년 치러진 지방선거 과정에서 회계 책임자의 요청을 받고 선거관리위원회에 미신고한 계좌를 이용해 모두 16차례에 걸쳐 3천만원 상당의 선거비용을 지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만 원을, 2심에서 벌금 130만 원을 선고받았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정치자금법 제49조를 위반해 징역 또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 처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