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기념품에) 일일이 서명 해주고 건네주는 모습이 정성으로 느껴졌고 '미국의 따뜻한 아저씨'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3박6일간 방일·방미 일정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강 비서실장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양국 정상간 '신뢰 관계 형성'을 한미 정상회담 성과로 꼽으며 이같은 소회를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정상회담 오찬 메뉴판과 명패를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직원이) 직접 손으로 쓴 메뉴판을 자랑하면서 '서명해서 가져가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명패도 기념품이 될 수 있으니 서명해주겠다"고 말하며 수십명의 명패에 서명하고 우리 측 인사들이 백악관 기념품 가게에서 고른 빨간 마가(MAGA) 모자에도 일일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비서실장은 "모자까지 서명을 사오십번 일일이 했는데 나름 정성이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며 "물론 의례적으로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느낄 땐 충분히 애정과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하지 않은 행동을 해서 한미관계가 경색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많은 부분 해소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고 부연했다.
강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에 대해선 "대통령의 종합적 판단과 집행 능력은 발군이었다"며 "미국 대통령과의 비공개 대화 기준으로 말하면 시종일관 주도권을 잃지 않고 대화했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나 "이 대통령이 오찬 자리에서 국익을 위해 큰 차원의 요구사항들을 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호응했다"고 귀띔했다.
강 비서실장은 한미 정상회담 직전 한국의 상황을 '숙청 혹은 혁명'이라 표현했으나 이 대통령과 만나 "오해인 것 같다"고 입장을 바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2시간이면 오해를 풀고 서로 신뢰를 만들어나가는 데 대한민국은 아직도 오해가 있는 형편인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외교·안보 문제에는 여야가 없다고 정치권 선배들이 수십년 전부터 말하던 것을 지금 여야가 반드시 되새겨주길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