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인간 본성의 필연일까, 피할 수 있는 예외일까.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경제학자인 크리스토퍼 블랫먼의 신간 '우리는 왜 싸우는가'는 이 물음에 답을 모색한다.
저자는 전쟁을 본능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규정하며, 세계가 평화를 선호하면서도 전쟁을 택하는 이유를 분석한다.
책은 모든 전쟁의 근원을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자의 이익 추구 ▲영광과 이념 같은 무형의 동기 ▲상대의 힘을 과시하려는 불확실성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행 문제 ▲집단적 편향에 따른 잘못된 인식이 그것이다.
블랫먼은 콜롬비아 내전, 라이베리아 무장세력, 시카고 갱단 등 현장 연구와 게임 이론, 평화 구축 이론을 결합해 전쟁의 메커니즘을 실증적으로 짚어낸다.
저자는 전쟁이 우발적으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파멸을 알면서도 전략적으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평화란 갈등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 폭력 대신 협상과 타협을 통해 갈등을 관리하는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권력의 분산, 교역과 문화 교류를 통한 상호의존, 신뢰할 규칙 마련, 국제기구와 시민사회의 개입 등을 현실적 해법으로 제시한다.
블랫먼은 "평화는 원대한 이상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에서 비롯된다"며, 전쟁과 폭력을 멈추고 협상의 범위를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크리스토퍼 블랫먼 지음 | 강주헌 옮김 |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