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버트 박사 76주기 추모대회…"독립운동 업적 제대로 평가해야"



독립유공자 헐버트 박사 76주기 추모식이 27일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백주년기념교회 선교기념관에서 열렸다. 헐버트기념사업회 김동진 회장이 추모사를 전하고 있다. 정선택 영상기자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독립운동에 헌신한 호머 헐버트 박사(Homer B. Hulbert) 76주기 추모대회가 27일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백주년기념교회 선교기념관에서 열렸다.

헐버트기념사업회 김동진 회장은 "헐버트 박사는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 직후 고종 침전에서 불침번을 선 이래 1945년 해방을 맞을 때까지 50년동안 한국 독립운동에 매진하셨다"며, "우리 역사가 헐버트 박사의 독립운동 업적을 담아내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헐버트 박사 76주기 추모식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전종호 서울지방보훈청장, 이종찬 광복회장이 헐버트 박사의 독립운동 업적에 감사를 전하는 추모사를 전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조오섭 비서실장 대독)은 추모사에서 "대한의 독립과 한글의 가치 증명을 위해 한평생을 희생하신 헐버트 박사의 헌신과 불굴의 의지에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며, "국회가 앞장서 독립운동 정신을 지키고 계승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종찬 광복회장(김진 광복회 부회장 대독)은 "헐버트 박사는 1919년 3.1혁명 직후 미국 상원 외교관계위원회에 '한국 독립호소문(What About Korea?)'을 제출해 일본의 무도함을 고발함으로써 미국 정치권과 조야를 발칵 뒤집어 놓으셨다"며, "안중근 의사의 '한국인이라면 헐버트를 하루도 잊어서는 아니 된다'라는 공술이 새삼 떠오른다"고 말했다.

헐버트 박사 76주기 추모식에는 헐버트 박사의 고손자 브래들리, 브랜든, 매튜 루스 씨가 참석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종찬 광복회장, 전종호 서울지방보훈청장은 추모사를 전했다. 정선택 영상기자

76주기 추모식에는 헐버트 박사의 고손자들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헐버트 박사의 후손 고손자 브래들리(Bradley)씨는 "추모대회에 참석해 영광"이라며, "고조할아버지의 한국 사랑을 잊지않고 할아버지를 기억해 주시는 한국 국민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후손들은 이어 헐버트 박사가 사용하던 회중시계와 헐버트 박사가 저술한 '한국어와 드라비다어의 비교' 원본, 헐버트 박사가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살던 집 사진 등 희귀 유품을 헐버트기념사업회에 기증했다.

한국인 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외국인으로 불리는 호머 헐버트 박사는 미국 감리회 선교사로 조선에 들어왔다.

1886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공립교육기관인 육영공원의 교사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헐버트 박사는 1891년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한글교과서 '사민필지'를 발간했다.  

또, 한글의 우수성을 발견하고 미국 언론과 영문 잡지에 한글의 과학성과 간결성을 알리기도 했다.

1886년 미국 감리회 선교사로 내한해 우리나라 최초 근대교육기관인 육영공원(Royal English College) 교사로 지냈다. 헐버트 박사는 일평생 한글 발전과 우리나라 독립운동에 헌신해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외국인으로 불린다. 헐버트 박사는 1949년 7월 대한민국 정부 초청으로 한국에 귀환했지만 고령의 나이와 여독으로 8월 5일 한국 땅에서 서거했다. 헐버트 박사 장례는 1949년 8월 11일 대한민국 사회장으로 치러져 양화진에 안장됐으며, 1999년 8월 5일 김대중 대통령의 휘호를 받아 50년동안 비어있던 묘비에 '헐버트 박사의 묘'라는 묘비명을 새기고 기념비를 건립했다. 정선택 영상기자

헐버트기념사업회 김동진 회장이 출간한 헐버트 박사 영문 일대기. 송주열 기자

일본에 강제로 빼앗긴 대한제국의 주권 회복을 위해서도 적극 나섰다.

헐버트 박사는 1905년 일본이 강제로 을사늑약을 맺은 후 조약의 불법성을 알리는 고종의 특사로 활약하고, 1907년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된 세 명의 헤이그 특사를 지원하며 일본의 부당한 탄압과 한국의 독립을 주장했다.

헐버트 박사는 광복 후 4년 만에 대한민국 정부의 초청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지만 고령의 나이를 이기지 못하고 일주일 만에 별세했다.

헐버트 박사는 마지막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민족 중 하나라고 말해 한국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내기도했다.

헐버트 박사는 1950년 3월 1일에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을 추서받았고, 2013년 7월 외국인 최초로 '이달의 독립운동가'에 선정됐다. 2014년에는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을 추서받았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