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오르는 원달러 환율, 코스피 박스권 '탈출 열쇠'

달러인덱스 2% 하락…약달러 속 원달러 환율 '요지부동'
외국인 코스피 1조 넘게 매도…4개월 만에 순매도 전환
美금리 경계감 속 인하 기조 유지땐 환율 3% 하락 여지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전 세계적인 달러 약세 기류 속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 박스에 갇혀 답답한 모습을 보이는 코스피의 방향도 달러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개 주요 통화국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100에서 최근 98로 2% 하락했다.
 
달러 약세의 원인은 미국 고용쇼크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꼽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를 압박하며 리사 쿡 이사의 해임을 통보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위해 연준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엔과 유로도 달러 대비 환율이 2% 안팎으로 떨어졌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1400원에서 139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최대 하락폭도 1%에 불과해 원화가 달러보다 상대적으로 더 뚜렷한 약세다. 이유는 대내외 정책의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높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문다운 연구원은 "8월에도 트럼프와 주용국의 관세 협상이 진행되며 경계감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면서 "관세 효과를 반영한 향후 인플레이션 불확실성도 연준 통화 정책 경로에 대한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이어 "세법 개정 등을 둘러싼 국내 정책의 불확실성도 외국인 수급과 환율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1조원 넘게 팔며 4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다. 환율과 함께 코스피 지수도 3100에서 3200을 오르내리며 박스권 횡보세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26일 코스피에서 7천억원 순매도했고, 환율은 주간거래에서 11원이나 뛰어올랐다.
 
여기에 시장은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일각에선 0.25%p 인하 가능성을 제기한다. 금리 인하는 원화 약세 분위기를 강화할 수 있는 요소다.
 
SK증권 윤원태 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최대 수준인 상황에서는 경기 부양 목적의 금리 인하를 단행해도 환율 변동 리스크를 완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다만 미국이 경기 둔화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분기별로 1회씩 인하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본다.
 
따라서 원화도 달러 약세 흐름의 영향을 받아 가치가 하락한다면, 하반기 환율은 135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문 연구원은 "약달러가 재개됐을 때 달러인덱스의 유의미한 하단을 95로 본다면 현재 98대에서 3% 내외의 추가 하락 룸이 있다"며 "이를 원달러에 적용할 경우 1350원 부근까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환율 하락은 외국인 매수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앞서 하나증권이 분석한 결과, 월간 기준 환율이 10원 이상 하락할 때 외국인의 평균 매수 규모는 9619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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