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필요 없다"…시카고, 트럼프 '군 투입' 방침에 정면 반발

연합뉴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군 투입 방침에 "모든 평화적 수단을 동원해 군 배치에 저항하겠다"며 정면으로 맞섰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리노이주를 관할하는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이날 시카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군 배치 계획은 위헌적이며 반(反)미국적"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법정에 서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은 시카고에 오지 말라. 이곳은 대통령을 원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을 비롯해 지역 사회·재계 인사, 주의회 대표단이 참석했다. 이들은 군 투입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연방정부의 계획을 법적·정치적으로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시민 소요' 진압을 명분으로, 국방부가 전국 어디든 신속히 배치할 수 있는 특별훈련 국가방위대를 창설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이 행정명령에는 앨라배마와 애리조나 군 기지에 각각 300명을 배치해 전국 어디든 1시간 내 출동할 수 있는 '국내 시민 소요 신속대응부대'를 만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시카고·볼티모어 등 민주당 강세 지역을 직접 거론하며 병력 투입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시카고는 지금 킬링필드(killing field)"라며 "(군을 투입하면) 일주일 내 범죄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카고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역 내 살인사건은 전년 동기 대비 32% 줄었고, 총격 사건도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불법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로 혼란이 발생한 로스앤젤레스(LA)에 주 방위군을 투입했으며, 2주 전에는 치안 강화를 이유로 수도 워싱턴DC에도 주 방위군을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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