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꾸준히 짚어온 사회학자 박권일이 신간 칼럼집 '우리가 기다린 건 바로 우리다'를 펴냈다. '88만원 세대', 한국의 능력주의 등을 통해 불평등과 청년 세대 문제를 사회 의제로 끌어올린 저자가 약 10년간 집필해온 칼럼 가운데 70편을 묶은 책이다.
책은 미디어, K-컬처, 팬덤, 저출생, 노동, 성별 갈등, 차별금지법, 극우 정치 등 한국 사회 전반을 가로지르는 현안을 다루며, '공정'과 '연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오늘의 민주주의를 성찰한다.
저자는 "한국 사회가 분노하는 것은 특권의 불평등이 아니라 특권에 접근할 기회의 불평등"이라며, 결과의 불평등에는 관대하면서도 과정의 공정에 집착하는 한국 사회의 역설을 지적한다.
또한 책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대안으로 '연대'를 강조한다. 지난해 남태령에서 시민들이 농민들과 함께 연대한 사건을 예로 들어, 서로를 돌보는 마음과 행동이야말로 우리를 구원하는 힘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칼럼집은 최신 글부터 순차적으로 배치해 시사성을 살렸으며, 각 칼럼의 요약문을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책 속에는 글의 주제를 확장할 수 있는 관련 도서 목록도 함께 실렸다.
박권일 지음 | 사계절 | 308쪽
회심리학자 이철우 박사가 부끄러움을 상실한 한국 사회의 '몰염치'가 팽배한 원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수치심 잃은 사회'를 통해 정치인과 법조인, 공직자, 대중문화 영역까지 부끄러움을 잃은 언행이 만연한 현실을 지적하며, 수치심의 상실이 공동체 윤리의 해체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책은 수치심을 단순한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사회적 연결과 도덕적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관계적 감정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수치심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감정이며, 책임과 반성, 더 나아가 인간다운 삶의 출발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정치권의 언어, 언론 보도, 댓글 문화 등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수치심이 어떻게 무뎌지고 있는지를 살피며, 그 회복이야말로 민주주의 감수성과도 직결된다고 말한다.
책은 또한 수치심을 교육과 시민사회 전반에서 다시 세워야 할 가치로 제안한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능력은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 있으며, 이를 되살리는 것이 개인과 사회를 동시에 건강하게 만드는 길이라는 것이다.
수치심 잃은 사회는 무례함과 책임 회피가 일상화된 시대에 "부끄러움을 잃어버린 사회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며, 감정의 회복을 통한 공동체적 성찰을 촉구한다.
이철우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