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병원 공습…언론인·구조대원 등 20명 사망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병원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에 숨진 호삼 알마스리 기자의 카메라가 붉은 피를 뒤집어쓴 모습.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의 병원 건물을 공습해 수십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병원 건물 4층이 폭격당했다.

이후 구조대원들이 사상자를 옮기려 현장에 도착한 직후 같은 장소에 두 번째 공격이 이뤄졌으며, 이로 인해 20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폭격 지점인 건물 외부 계단은 기자들이 종종 카메라를 들고 서 있던 곳이라고 한다.

AFP, AP 통신 등은 기자 여럿과 일부 구조대원이 사망자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숨진 언론인들이 알자지라 소속 무함마드 살라마, 로이터 통신의 호삼 알마스리, NBC 방송의 모아즈 아부 타하, AP 통신과 협업하던 프리랜서 기자 마리암 아부 다카, 팔레스타인 매체 쿠드스네트워크의 아메드 아부 아지즈, 일간 알하야트알자디다 소속 하산 두한 등 6명이라고 집계했다.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병원 건물이 이스라엘군의 공습 표적이 됐다. 연합뉴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자 남부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공립병원을 직접 타격한 극악무도한 범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에 따라 혼란이 야기되고 수술이 차질을 빚는 등 환자들의 치료받을 권리가 박탈됐다"고 비난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번 일과 관련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최소 20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들었고, 부상자 50명 중에는 치료 중이던 중증 환자도 포함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 등에서 활동하는 기자를 위한 외신기자협회(FPA)는 성명에서 "아무 경고도 없이 공습이 이뤄졌다"며 "가자지구에서 너무나 많은 언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스라엘에 살해당했다"고 비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문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오늘 가자지구 나세르병원에서 비극적인 사고(mishap)가 발생한 것을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군 당국이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등 테러 대원들이 병원·학교·난민촌 등에 숨어서 활동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들 시설을 종종 폭격한다.

앞서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가자지구 전쟁에서 192명의 기자가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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