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마무리된 가운데 양 정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통을 도운 통역사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우리 측에서는 외교부 서기관 출신 조영민 대통령실 행정관이 '1호 통역' 데뷔전을 치렀다.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과 귀'로 익숙한 이연향 국무부 통역국장이 함께했다.
외무고시 47기 출신인 조 행정관은 외교부 국제경제국, 주미 한국대사관 등에서 근무했다. 즉흥적인 발언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외교 무대에서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대통령 영어 통역 선발은 외교부 면접을 거쳐 대통령실이 낙점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재명 정부의 경우 인수 기간 없이 출범해 새 통역관 선발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에 지난 주요7개국(G7) 순방 당시 이 대통령 통역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통역을 담당했던 김원집 외교부 서기관이 맡았다. 당시 김 서기관은 주캄보디아 대사관에서 근무하다 급하게 회담팀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뒤에서 유려한 통역을 선보이며 눈길을 끈 이 국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잇따라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통역을 맡으며 국내에도 친숙한 인물이다.
'닥터 리(Dr.Lee)'로 불리는 이 국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미 국무부 한국어 통역관으로 활동하며 전임 대통령과 국무부 고위직 회담 통역을 담당했다.
이 국장은 전업주부에서 세계 최고 지도자인 미국 대통령의 통역 담당으로 변신한 인생 스토리로도 유명하다. 그는 아이 둘을 키우다 33세의 나이에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에 입학해 전문 통역사의 길을 걸었다.
이 국장에 대해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알려지지 않은 영웅(unsung hero)"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토니 블링컨 전 국무장관은 지난 2022년 "외교통역팀의 필수 멤버로 우리는 그녀와 그녀의 팀 없이는 업무를 할 수 없다. 단순히 단어의 의미뿐 아니라 어감과 강조점까지 전달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