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기지 부지의 소유권 요구를 거론해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여부 등에 대한 기자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토지를 무상 양도한 것이 아니라 토지를 임대한 것이고 양자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내)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었고 한국도 상당한 기여를 했는데, 무상 대여 수준을 넘어 소유권을 취득해서 대규모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맥락상 '동맹 현대화' 차원의 무상 소유권 요구로 해석된다.
이는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올려받을 수 있었는데도 이유 없이 포기했다고 비난한 대목에서 읽을 수 있다.
한국이 자신의 요구대로 분담금 10배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아예 소유권을 이전받겠다는 우회적 압박이다.
그가 정작 질문인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또 다른 압박 카드로 적절한 시점에 사용하려는 심산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한미군기지 부지 소유권 이전은 한미동맹의 법률 조항에 명백하게 반하는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주한미군의 '대한민국 영토 내와 그 주변에 배치하는 권리'(제4조)에 대해 규정함으로써 사용권만을 승인했을 뿐이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도 미군에 대해 '대한민국 내 시설과 구역의 사용'만을 공여했고, 협정 목적상 더 필요가 없게 되면 반환할 의무(제2조)도 규정했다.
굳이 한미 간 조약·협정이 아니더라도 영토의 할양은 그것이 어떤 방식이더라도 정상적 국가관계에선 쉽게 거론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헌법도 대통령의 영토 보전 책무(제66조)를 담고 있다.
미군기지 부지 규모가 작은 것도 아니다. 대표적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평택)는 여의도의 5배 면적인 약 15km²로 세계 최대·최고의 미군기지로 꼽힌다.
설령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지렛대 차원에서 미군기지 소유권을 언급했다고 해도 그 자체만으로도 동맹에 대한 심각한 결례로 인식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확장주의(expansionism)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소리만 요란했지 실행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과도한 반응은 오히려 우리에게 실이 될 수도 있다.
그는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돼야 한다고 했고 덴마크 소유의 그린란드 합병을 요구하는 등 과거 제국주의적 팽창 정책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지만 용두사미에 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국이 역점을 기울이는 점은 러시아와 중국의 비핵화"라며 다소 뜬금없이 비현실적 발언을 한 것도 미군기지 소유권 언급의 가벼운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