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지역에 이어지는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물을 아끼기 위한 방법을 공유하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강릉지역의 한 맘카페에는 "물 아끼려고 이렇게까지 한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쓴이는 "지금 강릉의 극심한 물 부족으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예민해져 있는 상황까지 온 것 같아 참 속상지시죠"라며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은 절대로 안됩니다. 나라도 아껴야지 하는 생각이 진정한 강릉 시민입니다"라고 물 절약 동참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 물을 아끼려고 이렇게까지 하고 있다. 내가 생각해서 남들이 그건 좀 아니다 싶은 것도 재난 상황에서 비난 댓글을 달지 말고 떠들어 봅시다"며 "일단 저는 여섯 살 아들과 같이 소변을 보려고 기라려요. 예민하게 있지 말고 (물 절약) 팁도 얻어가고 웃어보자"고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이 게시되자 수십여 개의 댓글이 달리며 각자 저마다의 절수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카페 회원들은 "땀 흘리면 샤워해야 하니까 일단 운동을 잠시 중단했다. 햇반이랑 생수, 반찬사고 집에서 취사하는 것을 대폭 줄였다. 주말부부인데 샤워도 (다른 지역으로) 가서 하라고 남편을 빨리 타지역으로 귀가시켰다. 제습기 돌려 모인 물로 화분에 주기도 하고 화장실 청소도 했다. 머리가 짧으면 샴푸 시 물을 아낄 수 있다. 세차를 못해 물티슈로 닦고 있다" 등의 웃지 못할 답변들이 줄을 이었다.
이와 함께 "다들 (물을) 아끼면서 사셨겠지만 재난상황처럼 닥치니깐 더욱 아끼게 되고 소중한 것 같다. 여기에 최소한의 물 사용법을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7.4%로 전날 17.8% 보다 0.4%p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이는 지난 1977년 저수지 조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강릉의 가뭄 단계는 지난 21일 '심각' 단계로 격상됐다. 올 들어 6월(2.24~8.24)까지 강릉지역에 내린 비는 386.9mm로 평년 796.2mm의 48.6%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시는 지난 20일부터 수도 계량기의 50%를 잠금하는 제한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저수율이 15%까지 떨어지면 더욱 강력한 조치로 세대별 계량기 75%를 잠그고, 농업용수 공급은 전면 중단한다. 현재 저수량 기준으로 사용 가능 일수가 20일 남짓 남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수 자체가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극한 가뭄으로 시민들의 불편과 불안이 가중되자 강릉단오제보존회는 지난 23일 대관령 국사성황사에서 가뭄 해갈을 기원하는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26일 전국적으로 비 소식이 있지만,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의 강수량은 5㎜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보돼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홍규 시장은 "가뭄 장기화로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활·농업용수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가뭄 해소를 위해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례없는 가뭄 상황으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시민들의 하나된 마음을 모아 반드시 이 위기를 극복하고, 사상 최악의 가뭄 속에서도 절수 실천으로 강릉의 물을 함께 지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지도부 등이 강릉을 긴급 방문해 정 대표 등은 강릉지역 생활용수 공급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를 방문해 급수계획을 보고받고, 제한 급수 현장에서 주민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