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독립기념일 연설 "패배 없다, 서방 안보 보장 받을 것"

연설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독립기념일을 맞아 서방으로부터 강력한 안보 보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직접 회담에 나서라고 재차 촉구했다.
 
프랑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 독립광장에서 열린 기념식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아직 승리하지 않았지만 결코 패배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피해자가 아니라 싸우는 투사"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반드시 강력한 안전 보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앞으로 어떤 나라도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도하지 못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8월 24일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날을 매년 독립기념일로 기린다.
 
24일(현지시간) 하르키우 중심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 기념행사에서 한 남성이 우크라이나 국기 옆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및 유럽 정상들은 지난 18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기 위한 안전 보장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각국과 더불어 미국도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회담 직후 직접 지원엔 거리를 둔 채 공중 지원 가능성만 열어둔 상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매 세대가 독립을 지킬 무기를 다시 들어야 했던 악순환의 역사를 끝내야 한다"며 "후손에게 그런 짐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안전과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강력한 우크라이나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쟁을 끝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상 간 직접 대화"라며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5일 푸틴 대통령과의 알래스카 회담을 계기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러시아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러시아 측은 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2일 NBC 인터뷰에서 "푸틴과 젤렌스키 간 정상회담은 계획되어 있지 않다"며 "논의할 의제 자체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젤렌스키를 '사실상 정권 수장'으로 간주해 만날 수 있다"면서도 "문서에 서명할 단계가 되면 합법성이 명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지난해 5월 만료됐지만, 계엄으로 인해 대선이 치러지지 않은 채 자동 연장된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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