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외매체가 25일 이재명 대통령의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 "워싱턴의 '오해'를 덜어보려는 서울의 불안심리가 빚어낸 하나의 외교촌극"이라고 폄하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3각 군사공조실현의 척후로 나선 서울위정자의 추태'라는 제목의 개인 필명 글에서 "이번 도쿄 행각의 배경에는 바로 현 집권자에 대한 미국의 불신과 그로 인한 하수인의 번민이 얽혀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리재명이 야당대표시절 민심유혹을 위해 내뱉곤 하던 '대일강경' 발언으로 얻어 쓴 '반일'감투 때문에 집권 이후 일본 내부의 싸늘한 시선은 물론 미국의 냉대와 압박을 받아온 것은 잘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특히 "미일한 3각 군사동맹의 한축으로 되는 한일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는 확고한 자세를 보여주어 상전의 의심을 해소하고 백악관 나들이 때 있을 수 있는 외교참사도 피해볼 작정으로 급기야 자발적인 친일검증 행각 길에 오른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문제는 "서울위정자의 과잉욕구가 지역의 안보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것"이라며 "한일사이의 협력강화로 침략적인 미일한 3각 군사동맹의 구조와 기능이 더욱 제고될 것"이고 "그로 하여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지역정세에 엄중한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변했다.
통신은 끝으로 "우리는 패권지향적인 미국과 그 추종자들에 의해 벌어지고 있는 우려스러운 사태를 절대로 수수방관하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글은 북한이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비난하면서도 개인필명 글의 형식으로 수위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의 오해를 덜어보려는 외교촌극으로 조롱"했다며 "다만 '서울위정자'와 '한국집권자', '리재명 야당 대표시절' 등과 같은 표현에는 수위조절을 고민한 흔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이재명 대통령이 순방 길에서 나선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개량된 두 종류의 신형반항공미사일의 전투적 성능검열을 위하여 각이한 목표들에 대한 사격을 진행"한 바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사격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에 맞대응하며 이 대통령의 한일, 한미정상회담도 겨냥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시험은 김 위원장이 참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고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