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티스트 박민하는 이번 전시에서 3D 캐릭터 '노아(Noa)'가 환각 현상을 치료하기 위해 최면에 돌입하며 무의식을 찾아 나서는 탐험을 시각화한 작품 '유령 해부학'을 선보였다.
박민하는 AI의 프로그램 망이 뇌의 신경망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 작품을 구상했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AI 프로그램 이면에도 인간의 뇌처럼 무의식의 세계가 존재할 것이라는 발상이었다.
박민하는 "그동안 생성형 AI의 결과물이나 창작물을 다룬 작품은 많았지만, 그것이 어떤 내부 과정을 통해서 나오는 지를 다룬 작품은 거의 없었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저 역시도 AI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하게 됐고 이제 저도 알아가는 입장이라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고 소개했다.
관람객은 이 작품을 통해 무의식 속에서 새로운 자아를 찾는 경험을 하게 된다.
버스 손잡이, 계단 난간, 회전식 개찰구, 침대, 소파, 벤치 등을 하나의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물에 모아 표현한 이요나의 '긴 방 벽'은 공적이면서 동시에 사적인 것으로 변화하는 공간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11살에 뉴질랜드로 이주했던 작가는 국내에 남은 아버지와 떨어져 지내며 정착의 감각 없이 성장한 경험을 공항·철도 등이 떠오르는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물로 형상화했다.
아뜰리에 에르메스 안소연 디렉터는 "이 작품은 안과 밖이자 또는 공적이고 사적인 그런 여러 가지 상반된 현대인의 삶 혹은 본인 개인의 삶, 이동 중에 있는 삶의 형태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서로 마주보는 두 작품은 센서로 작동되는데 조금 길이가 짧은 리슨(LISTEN)이라는 단어는 36초, 아이 노(I KNOW)는 40초라 마치 대화가 논쟁이 되는 것처럼 어긋나다가 6분 단위로 다시 동기화가 돼 처음으로 다시 속도가 맞춰지게 된다.
음악가, 배우로 활동하면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백현진 작가의 신작 유화와 뜨개질을 통해 식물의 '뿌리내리기'를 표현한 김보경 작가의 '양손의 호흡-5㎜ 왕복운동'도 전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