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24일 "제 길 가겠다"며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당분간 자제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여당 일각의 만류를 완곡하게 거절한 것이다.
조국 전 대표를 사면 이후 처음 만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결기를 잃지 말라"고 격려한 뒤 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다큐멘터리 영화를 함께 시청했다.
조 전 대표는 이날 영·호남 4박 5일 순회 일정 첫 일정으로 부산민주공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이 '민주당에서 자숙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묻자 "다 저를 위한 고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만 제가 오래 당을 비우지 않았나. 전직 당대표, 창당의 주역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런 말씀 받아 안으면서 제 길을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또 "향후 제가 어떤 일을 할 지는 미정이지만 국민께서 요구하는 바에 따라 역할을 다하기 위해 몸을 던질 것"이라며 항간에 거론되는 내년 지방선거나 재보궐선거 출마설에 기대감을 키웠다.
아울러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저 역시 뛸 것"이라며 "왼쪽 진보영역이 비었기 때문에 제가 좌완투수가 되고 중도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한 이재명 대통령 우완 정부와 함께 극우정당 국민의힘을 패퇴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조 전 대표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출신으로 이번에 함께 광복절 사면을 받은 최강욱 전 의원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과 함께 만났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비공개 회동 중 조 전 대표를 향해 "'3년은 너무 길다'던 구호로 창당에 나섰던 결기를 계속 잃지 말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더 넓고 더 깊고 더 단단하게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조 전 대표는 "그 말씀을 깊게 새기겠다"라는 정도로 짧게 답했다고, 배석했던 윤재관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과의 관계 설명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회동 뒤 양산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다시 만날 조국'을 함께 관람했다. 문 전 대통령이 검찰권 오·남용 문제를 지적하는 영화 주제에 공감해 영화를 함께 보기로 했다고 한다.
한편 문재인 정부 국가정보원장 출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조 전 대표 호남 투어 계획을 거론하며 "신중해야 한다. 성급하면 실패한다. 소탐대실하면 안 된다"고 적었다.
사면, 합당 등의 의제를 언론에 가장 먼저 띄웠던 박 의원도 조 전 대표 행보를 경계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릴레이에 동참하고 나서면서 파열음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