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축구장에서 관중들의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 2025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수다메리카나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집단으로 치고받는 소동이 발생, 100명이 넘는 팬이 체포됐다.
AP통신은 "2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인디펜디엔테(아르헨티나)와 우니베르시다드 데 칠레(칠레)의 코파 수다메리카나 16강 2차전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해 1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22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이번 난투극으로 최소 20명이 다쳤으며, 그중 한 명은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경찰에 따르면 소요 사태는 경기장 상층부 관중석에 자리 잡은 칠레 팬이 좌석과 경기장 화장실을 파손하고 하층부 관중석의 홈 팬을 향해 물건을 던지면서 시작됐다. 경찰과 사설 경비원도 공격을 받았다. 경찰은 스피커를 통해 칠레 원정 팬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중단하라고 경고했으나 투척 행위는 계속됐다.
결국 경기는 1-1로 맞선 전반이 끝난 직후 중단됐다. 칠레 팬들이 관중석을 나가는 과정에서 인디펜디엔테 홈 팬의 습격이 시작됐다. 홈 팬은 원정 구역으로 향하는 차단문을 부수고 진입해 칠레 원정 팬들을 향해 달려들며 막대기와 파이프 등을 휘둘렀다.
온라인에 게시된 영상엔 원정 팬 중 한 명이 집단 린치를 피해 도망가다가 관중석 상단에서 떨어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칠레 팬 125명이 폭행 및 체포 저항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칠레의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그 어떤 것도 린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자국민 보호에 나섰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성명을 내고 "충격적인 폭력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폭력은 축구에 자리할 수 없다. 축구를 지키기 위해 폭력을 몰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