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왕야쥔 대사는 20일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열린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 80돌 기념연회' 연설에서 "중국인민의 친근한 벗이신 김일성동지께서는 동북항일연군과 함께 일본침략자들과의 결사전을 벌리시어 중국인민항일전쟁승리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김일성이 지난 1942년 일본 관동군에 쫓겨 만주에서 연해주로 건너가 소련 극동군 '88독립보병여단'에 소속되기 전에 중국 공산당 동북항일연군에 속해 항일무장투쟁을 한 사실을 상기시킨 대목이다.
왕야쥔 대사는 그러면서 "전통적인 중조친선을 언제나 훌륭히 수호하고 훌륭히 공고히 하며 훌륭히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중국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라면서 "중조 최고영도자동지들께서 이룩하신 중요한 공동인식을 철저히 관철함으로써 두 나라 사회주의위업을 전진"시킬 것을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15일 '조국해방의 날', 즉 광복절을 맞아 각종 행사를 진행하며 러시아와의 밀착을 더욱 더 강조한 바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4일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 대표단과 안드레이 말리쉐프 러시아 문화성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조국해방 80돌 경축대회' 연설에서 "조로단결의 힘은 무궁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5일 당일에는 북한지역에서 일본군을 몰아내다가 숨진 소련군을 추모하는 평양 해방탑을 방문했다. 2년 연속 방문인데, 김 위원장은 자신의 명의로 '쏘련군 렬사들의 공적을 우리는 잊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적힌 화환을 해방탑에 진정하기도 했다.
북한의 '조국해방의 날' 행사가 이처럼 러시아 중심으로 치러지면서 중국과의 관계와 비교된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일성이 중국공산당 소속으로 활동했음을 상기시키는 왕야쥔 대사의 발언은 이른바 '조선의 해방'과 '건국'에 중국이 소련 못지않게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중국은 6.25 전쟁에 '항미원조'라는 명분으로 군대를 파병하기도 했다.
중국 대사관의 연회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만이 아니라 승정규 문화상, 문성혁 당중앙위원회 부부장, 박명호 외무성 부상, 류은해 대외경제성 부상 등 고위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해 '조중 친선의 해'가 선포 후 마무리 행사도 없이 끝났고 고위급 교류도 러시아와 중국의 차이가 확연했는데, 올해는 북중관계 회복 움직임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북중이 관계를 관리하려는 것으로 보고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