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운영자 신혜식씨가 지난 1월 '서부지법 폭동 사태' 이튿날 당시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실 소속 강모 행정관에게 "대통령 변호인단이 폭력 집회를 선동하고 있다"는 취지로 항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통화 녹취 파일을 보면, 신씨는 지난 1월 20일 강 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 "석동현 변호사는 주의를 시켜야 한다. 나한테도 기자회견을 해서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라, 애들한테는 거기 드러누워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석 변호사 감방 가게 생겼다. 이거 다 조사하면 석동현 변호사까지 그 배후가 나올 텐데, 대통령 변호인단이 그렇게 했다고 하면 폭력 집회 선동이 될 텐데"라며 항의했다.
신씨는 이같이 서부지법 폭동 사태 하루 뒤 강 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한 이유와 관련해 "서부지법 폭동 사태 바로 다음 날에도 헌법재판소 근처에서 위험한 1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며 "국민 변호인단이 이를 부추긴다고 생각해 나에게 명함을 줬던 대통령실 행정관을 통해 항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씨는 통화에서 대통령실과 국민변호인단이 보수 유튜버나 우파 단체들을 선동하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신씨는 "유튜브 목격자K, 박모씨 등이 누구 지시를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다 폭력 집회가 돼서 지금도 미신고 집회를 하며 분위기를 더럽게 만들고 있다"며 "저번에도 아는 행정관이 와서 저보고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저지 때) 산으로 올라가서 막아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신씨와 통화한 강 행정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1차 체포영장 집행이 진행되기 전날 밤 신씨에게 접촉을 시도했던 인물이다. 강 행정관은 지난 1월 2일 밤 10시 14분쯤 신씨에게 "혹시 무대 뒤로 가면 잠시 인사드릴 수 있을까요?"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이날은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하루 전날로 당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일대에는 대규모의 집행 저지 집회가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다음날인 3일 오전 9시 6분쯤 신씨는 "지금은 어렵습니다. 좀 이따가요"라고 답장했다.
강 행정관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문자를 보낸 이유에 대해 "당시 청년들도 집회에 많이 참여하는 상황이어서, 정보 취합 차원에서 당일 현장에서 집회가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지 물어보려 했다"며 "시민사회수석실이 원래 시민단체들과 소통하고 동향을 파악하는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만나고자 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신씨와 통화한 내용과 관련해서는 "석 변호사는 연락처도 모르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석 변호사는 별다른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한편 서부지법 폭동 사태 당시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씨가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은 신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 강 행정관과 나눈 문자와 통화 녹음 파일도 해당 휴대전화에 보관돼 있다. 신씨는 "대통령실 개입 의혹과 함께 또 다른 관련자들로 수사를 확대해 철저하게 조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